지난 50년 동안 심장병을 앓고 있는 수천만 명의 환자들과 의사들에게 가장 큰 관심과 목표는 바로 인공심장의 개발이었다. 이제 발전된 의료기술과 첨단기술의 만남으로 심장병환자들의 꿈인 인공심장 개발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올 여름 인공심장을 연구하고 있는 의료팀은 5명의 심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포도 한 송이 크기의 인공 기계 심장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 인공심장은 기존의 인공심장과는 달리 별도의 장비가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특수 장치는 대부분 위험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실험대상의 환자들은 모두 엄격한 심사 절차를 마쳐야 한다. 매사추세츠주 덴버스에 있는 어바이오메드사 부사장 에드워드 버거는 “시험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심장상태가 불량하고 양쪽 심실이 모두 손상되어 30일 이상 생존확률이 희박하며,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야 한다”고 말한다. 어바이오메드사의 추정에 의하면 해마다 미국에서 새로운 심장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수는 10만 여명에 달하지만 장기 기증자의 수는 2천 명에 불과해 심장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인공심장에 대한 연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윌리엄 콜프라는 사람이 초기 심장모델을 동물에게 이식했다. 약 20년 뒤, 도밍고 리오타가 47세의 한 환자에게 기계적인 혈액공급 장치를 이식했는데, 이 환자는 단지 3일만을 살았을 뿐이다.
1982년에는 심부전증을 앓고 있던 한 환자의 심장을 ‘Jarvik-7’이라는 장치로 교체하는수술이 있었다. 이 환자는 기계적인 문제로 시달리기는 했지만 112일간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이후 수년간 Jarvik-7은 70명이 넘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그러나 Jarvik-7은 심장을 작동시키는 외부 압축공기 호스를 환자 신체와 연결해야 하므로 단기적인 대체품 역할만 했을 뿐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아비오메드사가 제작한 특수 인공심장은 ‘AbioCor’라는 제품으로 주로 티타늄과 폴리우레탄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졌다. 흉부안쪽으로 삽입되는 약 900g의 이 인공심장은 두 개의 인공심실을 여닫는 모터 박동장치로 구성된다. 복부쪽에 위치한 소형전자 장치는 환자의 생리적인 요구에 따라 심장박동 속도를 관찰하고 조절한다.
버거에 따르면, 이 장치의 중요한 설계상 특징은 기존과는 달리 완전한 밀봉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수술후 치명적인 감염과 기계적인 심장이 멈추는 실패의 원인을 제거한 것이다. 내부 배터리는 케이블을 통해 연결한 외부 배터리로 충전을 받게 된다. 내부 배터리는 인공심장 시스템에 30∼45분 동안 전력을 공급하며, 허리쪽에 부착되는 외부 배터리는 약 4시간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다른 환자들은 이 5명의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 시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어바이오메드사는 3년 내에 미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AbioCor’의 사용승인을 따내 공급할 예정이다. AbioCor의 가격은 7만 5천∼10달러. 수술비는 인공심장 비용과 거의 똑같을 전망이다.
버거는 “현재까지의 목표는 AbioCor의 이식으로 환자의 수명을 5년 정도 연장하는 것”이라며, “총비용 측면에서 볼 때, 이는 평생 면역체제 억제치료를 받아야 하는 심장이식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