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알리는 ‘소쩍새’

우리나라에서는 사계절 어느 때나 볼 수 있어
농사가 시작되는 봄철, 우리의 조상들은 소쩍새의 울음 소리를 듣고 그해 농사의 풍작과 흉작을 점쳤다. 원래 소쩍새는 “소쩍당 소쩍당” “소탱 소탱” 하고 울지만, 어찌 들어보면 “솥이 적다” 또는 “솥이 텅텅 비었다”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래서 사람들의 귀에 솥이 적다고 들리면 금년에는 솥이 적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으로 알고 풍작을 예비했던 것이고, 솥이 텅텅 비었다고 들리면 금년에는 솥이 텅텅 빌 정도로 농사가 안된다는 뜻으로 알고 흉작을 예고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또 소쩍새의 울음 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마음이 허전한 사람에게는 그저 슬프게만 들리고,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에게는 아주 즐거운 노래 소리로 들리며, 항상 불안과 긴장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시끄러운 소리로만 들린다고 한다. 소쩍새는 옛날 중국 촉(燭)나라 망제(望帝)의 죽은 넋이 붙어 생긴 새라는 전설이 있고,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이 그들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시킨 새이기도 하다. 입안이 핏빛처럼 붉어 문인들은 이 새가 피를 토하고 죽을 때까지 운다고도 하였다.

소쩍새 울음소리에 얽힌 사연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두견이의 울음소리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으나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소쩍새와 두견이는 그 종(種)부터 다르며, 생활 환경이나 생김새도 아주 다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소쩍새와 두견이의 울음 소리를 혼동하는 까닭은 높은 나무 꼭대기의 같은 장소에서 낮에는 두견이가, 밤에는 소쩍새가 울어대는데, 낮에 활동하는 두견이는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띨 수 있으나 밤에만 활동하는 소쩍새는 거의 볼 수가 없어 소쩍새와 두견이가 같은 새인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올빼미류는 텃새와 여름철새, 겨울철새 등 10여 종이 된다. 그래서 사계절 어느 때나 올빼미류를 볼 수 있다. 소쩍새는 올빼미류 가운데 가장 작은 새로 4월 중순쯤 우리나라에 와서 번식한 후, 10월 경 다시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에서의 소쩍새 분포는 외딴 도서 지방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이다. 특히 해안 지방보다는 내륙 지방의 야산이 있는 마을 근처나 절 주변, 외딴 마을 등에 많이 서식한다. 그러나 소쩍새는 주로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夜行性)이기 때문에 울음 소리는 1~2km 밖에서도 잘 들린다. 4월 중순이 되면 소쩍새들은 약 500m 간격을 두고 앉아서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쉬지 않고 울어댄다. 이때 우는 것은 수컷뿐인데, 이들은 짝을 찾거나 어린 새끼와 자신들이 기거하는 먹이, 안식처를 지키기 위해 울어대는 것이다.

삼림의 황폐, 농약 살포로 점차 줄어들어
최근 들어 올빼미류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것은 그들의 먹이가 대부분 들쥐나 집쥐인데, 사람들이 쥐를 잡기 위해 약을 살포한 결과 약을 먹고 죽은 쥐를 먹은 올빼미도 따라서 죽게 되기 때문이다. 소쩍새는 쥐 대신 곤충류인 나방류와 딱정벌레류, 매미류 등을 먹고 살기는 하지만, 이들 역시 삼림의 황폐나 농약 살포 등으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학술적으로도 희귀한 새이고, 인간이나 삼림에 이로움을 주는 새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에 주의하여 이들 새를 자연문화재, 즉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1982년 11월 14일 문화공보부 문화재 관리국에서는 천연기념물 324호로 올빼미류인 소쩍새, 수리부엉이, 쇠부엉이, 칡부엉이, 큰소쩍새, 솔부엉이, 올빼미 등 7종을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보호증식위해 고목과 침엽수 많이 필요
이들의 보호 증식을 위해서는 고목과 침엽수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보금자리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먹이인 쥐나 해충을 잡을때는 무조건 약을 살포해서는 안된다. 약을 살포해 잡기보다는 오히려 올빼미류를 유치함으로써, 쥐나 해충을 퇴치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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