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해진 컴퓨터 정보입력 기기들이 점차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던 키보드입력 방식은 문자 인식과 음성인식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지문인식이 주류를 이루던 보안시장도 홍채인식과 정맥인식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방식의 보안에서 이제는 맞춤보안과 전문보안관제시장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이에 따라 키보드를
대체할 문자와 음성인식에 대한 현주소를 살펴보고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보안시장을 점검해 본다. -Popular Science 편집부
키보드 대체할 문자·음성인식기술 발달
컴퓨터와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키보드. 키보드는 오랫 동안 컴퓨터의 필수장치로 자리잡아왔다. PC에서는 윈도95가 등장하면서 간단한 명령어는 마우스 클릭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키보드는 여전히 굳건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판을 외우고 익숙해지기만 하면 아무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용PC, 휴대폰 등 소형 정보기기가 등장하면서 키보드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정보기기들은 작은 반면, 키보드는 최소한 손바닥의 2배 정도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셈인 것이다. 키보드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문자인식’과 ‘음성인식’이다. 전자펜으로 글씨를 쓰거나 사람의 목소리로 컴퓨터의 동작을 제어하는 기술들이 점차 키보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 현황
국내 문자인식 분야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오프라인 문자인식인 OCR은 물론 온라인 문자인식 기술도 속속 상용화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문자인식은 수납장표 전산화, 문서 자동입력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인식기술은 오프라인 문자인식소프트웨어인 ‘글눈’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글눈오피스 2000’은 문서를 키보드 대신 스캐너로 입력하는 제품으로, 한글, 한자, 일어, 독어, 불어, 히랍어 등 14개국 문자는 물론 숫자, 특수기호, 도표까지 1분에 3만자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 문서를 읽어 들인 뒤에는 MS워드, 한글, 엑셀 등 각종 소프트웨어에서 곧바로 편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스텍은 금융권 및 기업체, 공공기관에서 발생되는 각종 OCR 지로용지, 수표, 어음, 서류 등 다양한 문서를 이미지 스캐닝과 문자판독 처리를 통해 자동화한 ‘수납장표 전산화시스템’, ‘문서관리자동화시스템’, ‘바코드·전표 자동인식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합산컴퓨터도 문자인식 시스템 ‘아르미’와 문자인식, 명함인식, 음성기능을 갖춘 ‘펜PDA’를 내놓고 있다. 이 중 아르미는 전문가용, 매킨토시, 번들 평가용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버전도 있다. 유니버설소프트정보통신㈜는 신문이나 잡지, 서류, 책 등의 문서를 스캐너로 읽어들여 이미지를 문자로 변환시키는 문자인식시스템 ‘마이큐리더’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15개국언어를 인식할 수 있고, 속도도 초당 1,100자에 달한다.
㈜이니트는 문서인식, 지로, 수표인식, 카드전표인식, 온라인펜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펜 인식 제품은 필기체 한글이나 숫자, 영어, 특수문자 인식이 가능하고 실시간 인식, 결과 표시, 삽입, 삭제, 줄바꿈 기능을 제공한다. 코테크 시스템과 한국OCR정보기술도 OCR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코테크는 음성인식 시스템 ‘i-토크’를 개발했다. 드림투리얼리티㈜는 30여 개의 회사와 공공기관에 OCR제품을 공급했으며, 자연어 처리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시장 전망
앞으로는 모바일의 시대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지만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자명하다. PDA와 스마트폰, IMT-2000단말기에는 문자인식이 필수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또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필기인식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USA투데이는 데스크톱PC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신 간단한 랩톱(노트북)이나 손바닥 크기의 컴퓨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용 정보기기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문자인식이나 음성인식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몇 년 내에는 정보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전자펜으로 글씨를 써넣는 것은 흔한 풍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문자 인식 절차
컴퓨터의 문자인식은 문자의 가로, 세로 좌표를 찾아낸 뒤 의미 있는 부분을 추출하고 기울기나 필기도구에 의해 가해지는 힘까지도 고려한다. 이렇게 추출한 글자를 가장 비슷한 표준 글자와 비교, 글자의 뜻을 알아내는 것이다. 특히 문자도 단순 인쇄체에서 점차 다양해져 필기체까지 인식해야 하고, 종류도 숫자(10종)에서 영문자(52종), 한글(11,172종), 더 나아가 한자(약 50,000여 종)까지 인식대상에 포함되면서 더욱 섬세하고 진보된 기술이 필요해졌다. 문자인식 절차는 다음과 같다.
▲전처리=입력된 영상에 대한 잡영을 제거하거나 기울어진 그림을 바로 잡는 작업을 말한다. 잡영 제거 과정은 영상 전체의 평균 화소 개수를 찾고 그 값보다 적은 개수를 가진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의미 있는 요소만을 남긴다. 기울기 교정 과정은 기울어진 각도를 구한 뒤 그에 해당하는 화소를 X축과 Y축으로 이동한다.
▲영역분리 및 문자분리=복합문서를 해석할 수 있도록 가로나 세로, 그림 등 특징별로 분리한 뒤 문자 하나 하나를 떼내는 작업을 말한다. 문자분리에서는 인쇄체라 하더라도 스캔의 정밀도나 문자체의 모양에 따라 문자끼리 서로 붙는 현상이 나타나 오인식을 초래한다. 따라서 문자분리의 결과에 따라 인식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문자분리 알고리즘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징 추출=사람은 우선 개략적인 정보를 분석한 뒤 그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추출, 고차원적인 인식이나 분석과정을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문자 영상의 화소값 분포와 문자 획의 방향 등 물리적 특성을 추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문자의 고유한 특징과 다른 문자와 구별될 만한 특징을 선택하여 자료화한다. 여기서는 영상이 아닌 수치화된 자료를 이용하여 인식을 수행하기 때문에 문자와 문자를 구분, 특징을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습(분류)=다양한 자료를 통해 각 문자에 대한 정형화된 특징을 선택, 가장 보편적인 표본 특징을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클러스터링(Clustering:군집화)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클러스터링이란 어떤 패턴을 각각의 특징을 갖는 집단으로 분할하는 것을 말한다.
▲정합=각 문자의 세그먼트를 조합, 문자와 문자 사이의 경계를 찾고 인식결과를 출력하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동적 프로그래밍 정합(matching)이 이용된다. 온라인 문자인식은 사용자가 필기하는 동안에 인식기가 이를 인식하는 것으로 OCR기술이 바탕이 됐다. 온라인 문자 인식은 획수·획순·각 획에 대한 필기 방향과 각 획 내에서의 필기 속도 등 필기의 시간, 공간적인 동적 정보를 모두 처리해야 한다.
문자인식 선두주자 ‘디오텍’
모든 휴대용 단말기에 문자인식 소프트웨어 공급
‘펜으로 열어가는 컴퓨터 세상.’ 디오텍(대표 도정인)이 준비하는 장미빛 미래다. 지난 99년 설립, 채 두돌이 안된 디오텍은 국내 문자인식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최고로 군림하고 있다. 디오텍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개인휴대단말기에 문자인식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다. 엠플러스텍, 지메이트, 씨엔아이, 삼성전자, 밀레텍, 제이텔, 컴팩코리아, 한국HP가 고객. 온라인 문자인식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새내기나 다름없는 디오텍이 이처럼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은 축적한 기술력.
국내 문자인식시장 90% 점유
이 회사 도정인 사장은 10여년간 문자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달려온 베테랑이다. 도 사장은 89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할 때부터 문자인식 소프트웨어를 연구해왔다. 그리고 10년 넘게 한우물만 파왔다. 지난 90년 필기체 인식에 대한 붐이 잠깐 일었다가 사그러들었지만 도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만약 그 때 손을 뗐다면 90년대 중반 다시 바람이 불었을 때 외국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도 사장은 말한다.
디오텍의 대표 제품인 ‘디오펜’은 국내외 제품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고 있다. 디오펜은 흘려 쓴 한글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연속으로 쓴 문자를 분리, 인식할 수 있다. 성능, 속도 모든 면에서도 앞서 있다. 필기인식이 가능한 소프트키보드는 특허를 출원중이다. 이젠 PDA 개발 업체들이 제품을 만들 때부터 디오텍에 자문을 구해올 정도다. 최근 후발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디오텍은 걱정하지 않는다. 필기체 인식분야 기술이 하루 아침에 쌓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탁월한 기술력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예정
필기체 인식과 관련된 학위논문이 500편 이상 나와 있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성공적으로 제품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도정인 사장은 “필기체 인식 정확도를 85%까지 올리는 것은 1년 정도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개발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디오텍은 앞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국어 필기체 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어와 일본어 인식, 윈도 CE용 영문인식, 인터넷 셋톱박스용 문자인식 기술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 또 온라인 서명 검증 기술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생체인식 시대 도래
이젠 자기 몸이 패스워드
최근 전자상거래와 사이버뱅킹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ID와 패스워드 유출로 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모 은행 직원이 고객의 통장계좌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타인계좌로 3억여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주식 ID와 비밀번호를 도용,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메일 계정을 해킹,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ID만 알면 비밀번호를 찾아내는 바이러스까지 등장,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제 패스워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패스워드를 대체할 수 있는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체인식분야. 지문이나 홍채, 정맥 등 신체특성을 이용, 신원을 파악하는 생체인식기술은 보안성이 우수하고 분실의 우려가 없어 최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보안체계 ‘생체인식'
생체인식이란 인간의 생리학적 특성과 행동상의 특이점을 기반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 패스워드나 개인식별번호(PIN)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최근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생체인식의 장점은 인식되는 시점에 사용자가 실제 존재한다는 것. 한마디로 복제나 도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체측정방법에는 목소리나 서명 같은 행동적 특성과 지문, 홍채와 같은 물리적, 생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크게 구별된다. 현재 지문이나 홍채, 망막, 음성, 얼굴, 손, 정맥 등 다양한 형태의 생체측정시스템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 됐고 널리 사용되는 것이 지문인식. 생체 인식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신체부위가 동일한 사람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문인식시스템은 이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지문은 땀샘이 융기해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 것으로 태어날 때의 모습은 이변이 없는 한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지문은 식별 성능에 대한 신뢰도, 안정도 및 인식속도가 다른 생체인식보다 높아 가장 효율적인 인증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홍채와 망막. 망막 표면의 혈관 패턴이나 홍채 무늬는 태어난 이후 만 3세 이전까지 대부분 형성되며, 일란성 쌍둥이라도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특별한 외상이나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특히 홍채는 망막과 달리 눈의 표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안구 질병에 영향을 받지 않고 눈의 충혈과도 상관이 없다. 홍채인식은 다른 생체인식시스템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것이 특징. 반면 인식장치가 크면서 가격이 비싸고 실시간 작동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손등의 정맥 패턴을 통한 신원 확인법도 있다. 쌍둥이라도 정맥모양은 서로 다르다. 정맥인식 방법은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고 지문 또는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음성인식도 생체인식의 한 가지. 음성 인식에 관한 연구는 약 4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음성인식은 원격지에서도 통신망을 통해 사용자 인증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람의 목소리가 항상 일정하지 않고 소음이나 잡음 등이 발생해 인식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녹음기와 실제 목소리를 구별해내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외에도 얼굴인식, 장문(掌紋, 손바닥), 서명인식 방법이 있다.
얼굴인식 방법은 이용자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이가 들거나 얼굴각도에 따른 변화까지 인식하기에는 아직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 얼굴 영역을 추출하는 방법에는 열상을 이용하거나 3차원 얼굴영상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혈관에서 발생하는 열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는 열상법은 얼굴에 손상이 발생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장점. 얼굴 인식은 소규모 집단에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공항 검색대 등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에서 사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손가락 길이와 손모양으로 신원을 파악하는 장문 인식방법은 생체측정 분야에서 가장 먼저 자동화된 기법으로, 미국 스탠포드 대학 장문을 이용한 보안시스템을 맨 처음 만들었다. 손 모양 인식기는 3차원 이미지 상태로 손의 길이, 너비, 높이를 측정한다. 지문을 남기지 않고 장문만을 남길 때 범인을 잡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인식기가 크고 오류율이 높아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곳에는 적당하지 않다.
서명인식방법은 전자패드에 직접 서명하는 방법으로, 사내결제 등에 이용한다. 서명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거나 서명할 때 펜의 움직임, 속도, 압력 등을 동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이 연구중이다. 이메일을 보낼 때 전자패드를 이용해 서명하거나 전자결제 등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기술개발 잇따라
지난해 말 정보통신부는 생체인식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생체인식 분야의 국내 산업과 기술력 현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정보보호센터(KISA) 등과 공동으로 시장분석에 따른 종합적인 육성방안을 수립키로 한 것. 또 제품성능에 대한 평가제도를 도입, 기술경쟁 및 시장활성화를 촉진하고 우수한 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 및 수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생체인식도 이제 어엿한 산업분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는 현재 20여 개의 생체인식시스템 업체가 있다. 이 중 원천기술을 획득한 업체는 10개 미만. 지문인식분야에는 니트젠, 시크롭, 패스21, 휴노테크놀로지, 보고테크, 유니온커뮤니티, 시큐원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홍채 인식분야는 알파엔지니어링과 LG전자, 넥스턴은 정맥인식, 핸디콤은 장문인식분야에서 각각 앞서 있다.
니트젠은 지문인식 알고리즘, 센서, 애플리케이션 HW, SW를 모두 보유한 것이 장점. 최근 미국의 자매회사인 시큐젠을 통해 지문인식기술을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인 노벨의 SW에 접목키로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문인식 마우스로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넷월드+인터롭2000 도쿄’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패스21은 다이너스카드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한빛은행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인터넷 뱅킹에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 고객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한빛은행은 인터넷뱅킹을 시작으로 입, 출금과 CD, ATM, 신용카드, 전자상거래, 교통카드, 정보보호 민원업무서류발급 등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씨크롭은 캐나다의 키네틱사이언스인코퍼레이션(KSI)을 인수,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미주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휴노테크놀로지는 지문인식기술을 이용, PC 사용자 정보와 데이터 보안용 소프트웨어 ‘매직시큐어FP-2000’을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수출 100억원을 포함, 30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문인식 출입통제시스템 생산업체인 씨큐원도 4배 이상 늘어난 1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홍채인식 분야도 달아오르고 있다. 알파엔지니어링은 연세대 컴퓨터비전 연구실 김재희 교수팀과 공동으로 홍채인식 보안시스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내년 3월께 상용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보급형 제품으로 군기관 등 보안 필요성이 높은 곳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넥스턴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정맥인식기를 독자개발,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국산신기술(KT)마크를 받았다.
얼마 전에는 패스21, 니트젠, LG전자, 미래산업, 삼성SDS 등 41개 생체인식업체와 대학교수 29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보호센터(KISA) 등 연구기관이 생체인식협의회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회는 생체인식 분야의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술교류를 강화하고 시장활성화, 생체인식시스템 국내표준 제정 및 국제 표준화 준용, 생체인식시스템시험 및 인증환경 구축 등을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과 응용기술 개발, 국내외 제품 개발 지원 등에 나서고 세미나, 워크숍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국내 생체인식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활성화 과제
생체인식 시장은 장미빛이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기술개발. 지문 인식기의 경우 민감도에 따라 인식률도 천차만별이다. 땀이 나거나 손가락이 조금만 흔들려도 인식률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또 사용방법이 번거로운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지문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아예 해제해 놓기도 한다. 또 생체인식 장비는 여전히 고가다. 때문에 금융거래 등에 일반인들이 이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것. 또 정부나 금융기관이 개인의 정보를 독점하는 것에 따른 사용자의 ‘빅 브라더’ 공포도 불식시켜야 한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보안업계 몸집 키우기 공격적 전략 채택
해외시장 적극 진출
보안업계가 그동안의 기술개발 등 투자를 마치고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올들어 다양한 기술개발과 마케팅 활동으로 국내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으며,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수준이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낙후돼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보안 분야는 예외다. 오히려 특정 부분에서는 세계 기술 흐름을 선도하고 있을 정도로 보안 분야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추구해온 시장 지키기 위주의 소극적인 전략에서 국내외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고 차지하려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올해 보안업계가 주력하는 부분은 방화벽에 이어 차세대 보안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침입탐지시스템(IDS)이다. 이와 함께 모든 종류의 보안 기능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추세를 대세로 인식하고 있으며, 보안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해주는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보안업계가 그동안 취약했던 분야라면 마케팅이다. 정부, 금융기관, 대기업 등을 위주한 형성되던 시장이 어느새 포화 현상을 보이면서 더 이상 기술만 좋으면 팔리는 시대가 지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해킹 등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중소기업 등 새로운 시장을 찾아 중소기업 전용 솔루션을 내놓거나 다양한 판촉 활동으로 고객들을 유인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또하나의 큰 흐름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수출을 들 수 있다. 이는 국내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침입탐지시스템(IDS) 주력
지난해부터 보안업계는 하드웨어 기반의 침입탐지시스템(IDS)에 주력해왔다. IDS란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침입을 즉각 탐지하고 이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보안시스템.
세보아,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웰넷정보통신, 시큐어넥서스 등의 업체는 현재 하드웨어 기반의 IDS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거나 개발을 추진중이다. 하드웨어 기반이 강조되는 것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IDS가 채택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송 데이터(패킷) 감지 프로그램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업체가 세보아. 세보아가 개발한 넷소나(NETSONAR) 엔진은 하드웨어 기반에서 기존에 알려진 해킹 공격을 100% 차단할 수 있다. 넷소나는 100메가 바이트의 고속망 환경에서 데이터 단위인 패킷을 100% 감지한다. 이는 이제까지 나온 해킹 공격을 100%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이때 감지된 패킷은 넷소나 뒤에 연결돼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침입탐지시스템(IDS)과 연동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다. 침입차단, 침입탐지에 이어 침입을 유도해 해커의 신분 등을 역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올해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통합솔루션쪽으로 기울어
보안 솔루션이 방화벽, 안티바이러스, 침입탐지 등 단품 위주에서 점차 이들 기능을 통합하는 패키지 형태로 바뀌고 있는 점도 올해의 큰 흐름이다. 이는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들이 특정 용도가 아닌 모든 분야를 커버하는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퓨쳐시스템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통합 보안 솔루션인 ‘시큐어웨이스트2000’을 내놓은 이후 최근 들어 사이젠텍, 시큐어소프트 등도 잇따라 기능 통합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큐어웨이스트2000은 가상사설망과 방화벽 기능을 통합하고 침입탐지, 안티 바이러스, 로그분석, 생체인식 기능 등을 연동시킨 제품.
사이젠텍은 가상사설망, 방화벽, 서버부하 분산 기능 등을 일체화한 하드웨어 기반의 통합보안시스템인 ‘사이젠에스오에스-B100(CyzenSOS-B100)’을 선보이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추세가 통합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일관된 보안 정책하에 운영이 가능하고 설치와 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또 각각의 제품을 따로 구입할 때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성능이 뛰어난 것도 통합을 부채질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퓨쳐시스템의 관계자는 “통합 솔루션은 주력 기능 외에는 다른 회사의 제품과 연동시키기 때문에 업계 차원에서 보면 윈윈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보안관제시장
보안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해주는 보안관제 시장에는 솔루션 개발업체는 물론 보안컨설팅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안관제 시장은 해킹 수법이 점차 교묘해지고 네트워크가 복잡해지면서 24시간 보안 유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늘고 있어 앞으로 큰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현재 이곳에는 시큐아이닷컴, 리눅스시큐리티, 시큐어소프트 등 보안 솔루션 업체들이 자체 보안관제센터를 마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트루시큐어를 비롯한 보안 컨설팅 업체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이 사업을 하고 있는 코코넛, 사이버패트롤, 이글루시큐리티 등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시큐아이닷컴도 올초 관제센터를 구축, 종전에 솔루션을 판매한 고객을 중심으로 보안관제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기가비트 방화벽을 비롯, 자체 개발한 보안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앞으로는 솔루션과 보안관제서비스를 연계한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케팅 강화와 수출에 활력 넣어야
지난해 국내 보안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정도. 이 시장에서 200여개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 정부, 금융기관 등 큰 시장은 어느덧 한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가야 할 방향은 마케팅 강화와 수출밖에 없다.
국내 시장을 키우고 미지의 세계인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사실 정해진 수순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나 상품의 인지도를 높여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선진 IT기업들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리노베이션 프로그램이나 융자컨설팅까지 제공하는 등 한단계 발전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퓨쳐시스템의 ‘제로 마케팅’은 자금 지원까지 포함시켜 당장 돈이 없는 중소기업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제로마케팅은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에게 보안 컨설팅과 융자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정보보호 시스템 구축 소요자금의 80%를 융자해주는 정보통신부의 정보보호시스템 구축 지원사업과 연계해 실시되고 있는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현재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업체들 국내 속속 진입
세넥스테크놀로지는 지난달 홈페이지에 있는 설문에 응답하는 고객 중 메일 보안 제품이 설치돼 있지 않은 10여개 기업을 선정해 총 2억5,000만원에 상당하는 기업형 안티바이러스 제품을 1만원에 공급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오래된 네트워크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서 네트워크와 보안시스템을 리노베이션 해주는 마케팅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보안업계는 요즘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굳이 국내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욱이 외국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시장 지키기에 힘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해외 시장을 선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세보아의 정현우 사장은 “국내 침입탐지시스템 시장은 아직 형성되지도 않은 실정”이라며, “미국 등 외국 시장부터 공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수출 분야에서는 국내 안티바이러스쪽에서 가장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는 안철수연구소가 선도적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일본에 안티바이러스 제품인 V3, PC보안제품인 ND 등 보안제품 5억원어치를 첫 수출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개념이 다소 생소한 PC보안제품이 인기를 끄는 데 착안, 일본 시장이 국내보다 먼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일본에 초점을 맞춰 ND를 연구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리도 현지화 전략 펴야
퓨처시스템은 올해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 중국, 일본 등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는 오는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네트워크 전시회를 계기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하반기에 지사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모든 인력을 현지인으로 채용하고 제품도 미국산으로 바꿔 판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과 동남아에는 리셀러 업체를 선정중에 있으며, 제품은 한국산 완제품 형태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에는 현지 업체와 국내 종합상사 등 3각 파트너 형식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