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루이스대학교의 연구원들은 소량의 알코올과 천연효소로 최대 3개월 치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우표크기의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언젠가는 그러한 소형전지가 휴대폰이나 랩탑 컴퓨터와 같은 휴대용 가전제품의 전지를 대체할 것이라고 선임 연구원인 쉘리 민티어는 전했다.
간단히 말해 연료전지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여 전기를 발생하는 배터리. 대부분의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고가의 백금촉매를 사용하여 메탄올 연료를 수소로 변환시킨다(수소는 휘발성이 강하므로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문제는 메탄올이 백금의 질을 저하시켜 결국 전기발생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반면, 민티어의 연료전지는 천연효소를 사용하여 알코올을 주성분으로 한 연료를 수소로 변환시킨다. 이 천연효소는 백금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이 효소들은 매우 예민하여 조건이 맞지 않으면 활성화되지 않아 배터리 수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민티어 연구팀은 효소는 그대로 두면서 연료전지의 수명은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해법은 바로 각각 효소 한 개를 담을 만한 크기의 극소 주머니 수십 개를 수용하도록 화학 처리된 테플론과 같은 폴리머이다. 이 물질을 연료전지 내의 음으로 대전된 전극에 도포하면 온도변화와 산도로부터 효소를 보호한다. 이 연료전지에는 메탄올, 에탄올, 심지어 보드카와 와인도 상관없이 어떠한 형태의 알코올도 무난하다. 하지만, 랩탑 사용자들이 공항바에서 메를로(Merlot: 프랑스 보르도 출신의 와인) 한 잔으로 배터리를 어떻게 충전하느냐가 남겨진 문제점이라고.
알콜을 포함한 연료전지
음극에 알코올이 가득 차면 효소는 수소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어 전류, 양자 및 부산물인 초(醋)를 생성한다(1). 음극 위의 테플론과 같은 코팅물질에 내장된 작은 기공이 온도변화 및 산도로부터 효소를 보호한다(2). 양자는 막조직을 통해 양극으로 흘러들어가 산소와 반응하여(3) 또 다른 부산물인 물을 형성한다. 물과 초는 폐기물 카트리지에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