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보다 7배 빠른 HSDPA

SK텔레콤 KTF, 올 HSDPA 기지국 구축…
단말기 개발후 내년 상반기중 상용화

3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3.5G 서비스인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고속데이터패킷접속) 기술개발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WCDMA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는 올해 HSDPA 기지국을 구축한 뒤 단말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중 HSDPA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외 관련 제조업체들이 이를 앞당겨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선보일 것으로 보고, 단말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상용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HSDPA기술은 3세대인 WCDMA보다 7배 빠른 속도로 영상 및 음성을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상용화하면 휴대전화로 얼굴을 보며 전화할 수 있는 영상통화를 끊김 없이 할 수 있고 영화 한편을 1-2분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와 제조업체들이 HSDPA 기술개발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동안 수면아래서 논의되던 HSDPA에 대한 도입 움직임이 국내외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면서 이동전화 데이터시장에 새로운 대체제가 등장하면서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시장 수성을 위해서도 기존 3G 서비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당위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 및 제조업체 준비 현황
SK텔레콤은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와 외국 업체들이 HSDPA 단말기를 선보였고 올 해말 또는, 내년 초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이 회사는 올해 구축하는 WCDMA 관련 기지국 장비는 모두 HSDPA 채널카드가 내장된 제품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올해는 DBDM(듀얼밴드듀얼모드)와 핸드오프 문제를 해결한 WCDMA 서비스에 주력할 예정으로 올 상반기 중으로 DBDM 단말기를 출시해 본격적인 가입자 모집 활동에 착수할 예정이다.

KTF 역시 내년 초에 HSDPA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복안이다. KTF는 HSDPA 기지국 장비는 이미 구축하고 있고 단말기 개발 일정이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투자시점을 논의하고 있다. KTF는 올 3/4분기에 핸드오프 문제를 해결한 단말기를 출시, 수도권 17개시를 중심으로 WCDMA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올해 WCDMA에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2Mbps급의 WCDMA보다 7배 향상된 14Mbps를 지원, 3.5세대로 불리는 HSDPA(초고속데이터전송기술)서비스와 이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유럽지역 일부 이동통신사업자들로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독일 하노버 세빗 전시회에서는 구내 단말기업체들은 유럽지역 이동통신 사업자들로부터 3.5G 기술인 HSDPA를 적용한 휴대폰 공급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며 일부 업체들과는 시험테스트를 실시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테스트가 안정화 단계에 도달할 경우, 이르면 내년 초부터 HSDPA 휴대폰 공급이 시작되고, 내년에는 WCDMA 등 3G에 이어 본격적인 3.5G 휴대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만 수백만대의 3.5G 휴대폰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세빗 전시회에서 HSD PA폰을 선보였다. 이 폰은 현재 1.5Mbps의 속도를 내고 있으며, 연말경에는 3.6Mbps, 내년 초에는 7Mbps까지 속도가 향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6Mbps 이상이 되면 일단 상용폰으로서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전시장에서 자체 개발한 모뎀 칩을 탑재한 HSDPA 시스템과 이를 지원하는 상용 수준의 단말기를 시연했는데, 단말기 형태의 완성형 HSDPA폰이 시연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유력 이동통신사들로부터 3.5G폰에 대한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며 “이번에 선보인 HSDPA폰은 지난 달 칸 3GSM 세계회의에서 지멘스 등 일부 업체들이 선보인 박스 형태의 테스트 단말기와 다른 형태의 단말기 제품으로, 내년 초에는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프랑스 칸에서 노텔과 함께 HSDPA 휴대폰 상용화 시연에 성공했다. 특히 노텔과 공동으로 상용화 시연에 성공한 제품은 현재 유럽의 한 통신서비스사업자와 시험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에 제품 공급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계열도 HSDPA 휴대폰에 대한 기술개발을 진행,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팬택 이성규 사장은 “유럽지역의 통신사업자들로부터 3.5G를 충족시키는 휴대폰 요구를 받고 있다”며 “팬택은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적정한 시기에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휴대폰 업체인 지멘스도 독일 이동전화 사업자인 T모바일, 영국 보다폰과 함께 HSDPA 모뎀카드를 노트북 PC에 꼽아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제품을 개발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직접적인 HSDPA 휴대폰을 내 놓치는 못했으나, 3.5G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와이브로와 HSDPA 경쟁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HSDPA(고속데이터패킷접속)는 이르면 내년 초나 상반기로 비슷한 시점에 상용화가 이뤄져 치열한 시장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즉 고속 데이터 시장을 놓고 이통사업자군인 SK텔레콤과 KTF, 유선사업자군인 KT, 하나로텔레콤 등과 치열한 시장 확보 경쟁이 일 전망이다.

하지만 KT는 KTF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데다 SK텔레콤은 WCDMA와 와이브로 사업을 모두 추진하고 있고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에 인수될 것이란 소문으로 인해 사전에 그룹 차원에서 시장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WCDMA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가 추진하는 HSDPA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와이브로에 비해 늦지만 와이브로 보다 먼저 상용화할 경우, 고속 데이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와이브로는 내년 4월 KT를 필두로 상용화가 개시될 예정이어서 두 서비스간 상용화 시점의 차이가 1-2개월에 불과해 시장 경쟁이 더욱 급박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HSDPA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동전화의 음성 요금에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데이터 요금은 월정액 3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와이브로는 초기에는 데이터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월정액 3만원 수준에서 요금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두 서비스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와이브로와 HSDPA간 시장 충돌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오히려 와이브로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유는 이통사업자들이 제공하려는 HSDPA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14Mbps를 구현하는 데는 앞으로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장비업체들은 HSDPA 시스템과 단말기가 만들어지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지만 와이브로는 초기 내수용에 국한될 공산이 커 HSDPA 기술 개발이 보다 더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디지털타임스 백용대 기자 ydbae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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