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 우수R&D센터 유치에 종력전을 경주할 태세다.
그간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부처별로 분산 추진돼온 R&D센터 유치작업을 이달부터 ‘해외 R&D센터 유치 관계기관 협의회’를 통해 통합 추진한다고 하니 그 성과가 기대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과학기술혁신을 통해 산업강국으로 부상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는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외국 우수 R&D센터가 국내에 설립됨으로써 외국기업들의 후속적인 투자를 기대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관계분야의 과학기술 역량도 크게 향상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사실 그간 외국기업들이 한국투자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분야는 한국의 뛰어난 IT인프라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03년 6월 기준으로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23.17%(OECD 평균 6.1%)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의 인터넷 이용률도 2003년 말 현재 60.3%로 세계 2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서비스의 가입자 수가 2004년 4월 기준으로 약 3,556만명에 달하고, 200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3세대 이동통신(CDMA 2000 1x 및 EV-DO)의 가입자 수는 2004년 4월 기준으로 2,898만명으로 가히 폭발적이다. 이는 곧 외국 R&D센터 국내 설치현황에서고 IT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이렇게 뛰어난 IT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들이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적재산권 침해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 지적재산권 위원회 측은 공식행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상표에서부터, 국제 패션 디자인, 불법복제 DVD, 소프트웨어, 심지어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의약품과 자동차 부품까지 위조품이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검찰과 경찰에 의해 적발된 위조품 관련사범은 9,582명으로 1만명에 육박하며 2004년 일본 세관에서 적발당한 위조품의 60%가 한국산이었다는게 EUCCK의 주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 우수 R&D센터 유치를 통해 ‘동북아 R&D허브’를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 경제 중심국가로 부상한다는 정부의 목표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이다. 외국인들에게 비춰진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투자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동북아 R&D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