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역학으로 맥주거품 제거

위대한 발명은 때로 단순한 문제의 해결에서 나온다. 발명가 매트 욘클에게 그 문제는 대학교 시절 목이 말라 찾은 교내 술집 앞에 너무나 길게 늘어선 줄이었다. 10년 후 그때 맛본 좌절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터보탭(turbo.com)이다. 시카고에 소재한 라미네르 테크놀러지사에서 개발한 길이 10 센티미터짜리 스테인레스 스틸 꼭지는 기존의 일반 생맥주 추출기 입구에 꽂아 사용하는 것으로, 예전에 비해 2배나 빠른 속도로 맥주를 담을 수 있다.

기존의 생맥주 추출기는 빠른 속도로 맥주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거품이 생기는데 압력의 증가로 인해 맥주가 상하방향이 아닌 무작위 방향으로 뿜어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공기가 추출기 입구 속으로 올라가 맥주와 섞여 흐름을 방해한다.

맥주 거품을 줄이기 위해, 욘클은 터보탭 디자인의 기초를 유체역학에 두었다. 입구가 맥주 잔 바닥까지 거의 닿도록 길이를 늘이고, 꼭지 내부에 키세스 초컬릿처럼 생긴 분리기(그림 참조)를 추가해 맥주가 빠져 나올 때 부드럽게 흘러나오도록 유도함으로써 소용돌이 발생 현상을 방지했다. 바텐더가 맥주통의 압력을 높이면 3초마다 약 500cc 한잔을 채울 수 있고, 매 잔마다 3센티미터 두께의 가장 이상적인 맥주 거품층도 생긴다.

기존의 일반 꼭지로 맥주 추출시
꼭지에서 나온 맥주가 떨어지면서 낙하 속도가 빨라져 맥주액 줄기가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면서 너무 빨리 잔에 부딪힌다. 또한 추출기 입구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 소용돌이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거품이 더 많이 생겨 맛이 덜해진다.

터보탭으로 맥주 추출시
8개의 날개처럼 생긴 받침대가 입구를 통과하는 맥주의 흐름을 컨트롤한다. 꼭지 내부는 위로 올라 갈수록 가느다란 형태로 과도한 공기 유입을 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과도한 거품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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