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신형 니콘 카메라로 야간 촬영을 하던 렌 응은 문득 자신이 찍은 사진이 대부분 흐릿하게 나온 사실을 알게 됐다.
여느 아마추어 사진작가와 마찬가지로 렌 응 역시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자신의 카메라로는 빛이 적은 상태에서 피사계 심도가 낮을 수밖에 없으므로 전방과 후방의 사물 모두에 초점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전방이나 후방 한쪽에만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진광들과 달리 당시 응은 스탠포드대 대학원의 컴퓨터그래픽 전공학도로서 사진 시뮬레이션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췄으며 디지털 애니메이션 부문의 오스카 수상자와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논문 저술을 위해 응은 우선 휴대용 카메라를 제작했다. 이 카메라는 모든 피사계 심도를 동시에 포착해냄으로써 후방의 사물이 흐릿하게 촬영되는 현상을 방지했다.
문제는 서로 조금씩 다른 각도로부터 많은(정확히 87,616개) 영상을 한꺼번에 촬영해내는 데에 있다. 3-D형태의 디지털 프레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영상이 필요했다.
응은 손수 고안해낸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이 영상들을 자신의 PC상에서 합성함으로써 정확히 자신이 원하는 초점을 얻을 수 있도록 각 촬영각도를 조합할 수 있게 된다.
손수 제작한 소형 렌즈 열(列), 4메가픽셀의 디지털 센서다. 렌즈 열을 통해 큰 영상이 여러 개의 작은 영상으로 나눠지는데 이는 사진이 컴퓨터에 다운로드된 연후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과정을 거친다. 응은 전자동 카메라 시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제품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