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연세대학교 화학과 교수

서울경제와 과학기술부·한국과학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3월 수상자로 이명수 연세대학교 화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이 교수는 정교하게 설계된 분자구조를 이용하여 새로운 모양과 기능을 가진 나노 분자집합체를 개발한 공로가 인정됐다.
이 교수는 연세대학교 화학과 초분자 나노 조립체 연구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분자를 정교하게 설계하여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구조와 성질을 가진 분자집합체를 개발해 국내외 과학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분자집합체는 이들을 이루고 있는 분자의 구조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형성된다. 이 과정을 자기 조립 과정이라 하고 자기조립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분자집합체를 초분자라 한다. 초분자는 생명체의 근본을 이루고 있으며 단백질이 핵산을 감싸고 있는 바이러스도 일종의 초분자로,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도 여러 종류의 분자들이 분자간의 약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져 있다.
이 교수의 연구 성과는 새롭게 설계한 분자들이 분자간의 전기적 인력이나 수소결합 같은 약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다양한 구조의 분자집합체를 형성하고 이러한 집합체 들은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규명함으로써 나노기술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응용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튜브형태의 분자 집합체는 세포내에서 이온채널을 형성하고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복잡한 생체내의 신호전달체계를 이해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튜브형태의 분자집합체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네이처 재료지(Nature Materials)에 발표됐다.
이러한 분자 집합체 제조기술은 이들을 이루고 있는 분자와 다른 독특한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간단한 분자 합성을 통해서 지금까지 이루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나노 물질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분자 설계 및 분자 물질 제조 개념에서 한 차원 뛰어넘는 나노 크기의 새로운 자기 조립 분자집합체의 개발은 과학 기술적, 더 나아가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적 연구진흥사업단의 단장으로서 최근 3년 동안 인용지수가 6이상인 세계최고수준의 논문을 15편이나 발표하는 등 나노기술 및 생명과학 기술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나노 집합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초분자 나노기술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미래 분자기계·스위치·모터 응용 가능성 제시

초소형 나노 튜브 개발
이 교수는 거대 고리형 막대 분자들은 1차원 리본 형태로 응집이 될 뿐만 아니라 온도를 올린다든가 수용액이 될 경우 리본이 접혀서 초소형 나노 튜브로 변형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특히, 나노튜브 내부는 친수성 사슬로 구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온 channel로서의 응용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으며 생체 내의 세포와 친화력도 매우 크기 때문에 분자 집합체가 스스로 세포막 사이로 들어가서 닫혀 있는 세포막에 새로운 통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이온들이 세포 안과 밖을 자유로이 왕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특정한 세포의 활동제어에 그 응용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고리형 분자의 사슬 부분의 길이를 조절하고 한쪽으로 회전할 수 있는 작용기를 도입하면 앞에서 보았던 일정한 크기의 튜브들이 연결되어 긴 튜브를 형성함을 증명했다.

이 교수는 향후 연구를 통해 일차적으로 유기 분자의 미세 조절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생체 기능성 초분자 구조체 및 속이 비어 있는 형태의 초분자 구조체를 합성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생물학적 응용 가능성을 탐색하여 자연 현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더 나아가 신비로운 생명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제어해 나갈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구본혁 기자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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