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1의 PC업체 레노보 노트북 PC 한국상륙

지난해 IBM의 컴퓨터 사업을 인수한 중국 제1의 PC업체 레노보가 첫 브랜드 노트북 PC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노보는 이미 국내에서 노트북 PC인 ‘씽크패드’ 등 기존 IBM 제품을 생산, 판매해 인지도를 쌓은 상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레노보가 IBM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새 PC를 내놓으면 ‘싸구려’로 몰리던 기존 중국 제품들과 달리 소비자들의 인식이 우호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PC 업계 관계자는 “안정감 있는 씽크패드 제품군에 긍정적인 시각을 지닌 소비자들이 적지 않아 레노보에게 유리하다”며 “예전 중국산과 반대로 자사의 이름을 단 PC를 내놔도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중국 업체와 달리 전국적인 애프터서비스(AS)망이 구축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레노버는 IBM의 PC 부문을 인수한 뒤 IBM이 기존에 운영하던 한국 AS 센터를 그대로 이용해 왔다. 이들 AS센터는 현재 76개에 달한다.

레노보는 중국 밖에서 내놓는 첫 글로벌 브랜드 PC ‘레노보 3000’을 이미 미국 등에서 선보였고 국내에서는 이중 노트북 제품 몇 종을 이 달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자세한 출시 모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해외에서 팔리는 주력 노트북 PC ‘C100’ 등을 볼 때 이들 제품은 100만원 초반 이하의 중저가 제품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C100은 인텔 셀러론 M 프로세서에 DVD 드라이브를 내장한 기본 모델의 미국 판매가가 599 달러(59만 9천원)에 불과하다.

회사측 관계자는 “레노보 3000 시리즈는 기존 씽크패드 제품군보다는 저렴한 가격대”라며 “그러나 IBM에서 온 기술진이 직접 설계한 모델들인 만큼 가격만큼이나 품질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레노보 제품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레노보에 ‘지원군’이 될 씽크패드 선호층이 ‘일부 `마니아’에만 한정돼 브랜드 인기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한 PC 업체 관계자는 “씽크패드는 전통적으로 기업용 PC로 인기가 있었지 소비자용으로는 그리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니었다”며 “씽크패드와 레노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레노보가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 ‘중저가’ 전략이 국내 노트북 PC 시장에서 그리 전망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의 한 PC 판매상은 “현재 델(Dell) 등 기존 업체들도 저렴한 노트북 PC를 계속 내놓는 상태라 중저가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아주 저가나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면 두각을 나타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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