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리는 비행기!

설령 차고에 세워놓는다 할지라도, 집 근처 활주로까지 운전해 간다 하더라도, 목적지까지 비행 기능으로 사용한다 해도 트랜지션(Transition)을 하늘을 나는 자동차쯤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이 장비를 발명한 사람은 MIT대학원에서 항공공학을 전공 중인 칼 디트리히다. 디트리히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아닌 주행 가능한 비행기라는 점에서 "도로 주행이 가능한 비행기" 라는 명칭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젯슨네 가족>에 등장하는 비행기 같은 자동차와 거리를 두려 애쓰고 있다. 이번 발명품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큰 수확이었다"고 디트리히는 설명한다.

그러나 디트리히는 허브 중심의 민간항공시대라는 현 세태를 감안해볼 때 아마츄어 조종사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갈 만한 기능을 구상해냈다.

즉 전국에 분포한 4,800개 소규모 공항 중 두 곳 사이를 비행한 후 최종 목적지(집이건 직장이건)까지 도로를 이용해 주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디트리히가 이끄는 개발팀은 풍동 테스트에 사용할 1/5축척 모델의 제작을 마쳐가고 있다.

앞으로 2년 내에 시험모델 제작을 완료하고 201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게 개발팀의 계획이다. 예상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약 15만 달러로 각종 사양을 모두 장착한 포드 GT스포츠카의 구매가 수준이다.

1. 출발 펜더벤더가 비행기의 공기역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어떻게 하면 비행과 주행에 모두 적합하도록 만드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주행모드에서는 꼬리가 위로 접히면서 범퍼가 나오게 된다. 2개의 수직 안정판의 조종면이 안으로 접히면서 프로펠러를 외부의 이물질로부터 보호한다.

2. 주행 좌석이 2개에 불과하고 트렁크 공간이 없기 때문에 여행길에 이용하기엔 적합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6.5피트 높이의 차체로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속도를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급무연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라면 어디서든 급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도로에서의 예상 연비는 40mpg로 그다지 나쁘지 않다.

3. 변신 활주로에 도착하고 나서 스위치를 하나 움직이면 비행기로의 변신이 시작된다. 꼬리가 아래로 접히고 양 날개가 평평해지면서 제자리를 잡게 되며 수직 안정판의 조종면이 서게 된다. 지문 스캐너 같은 보안 시스템이 차량의 무분별한 "이륙"을 방지해준다.

4. 비행 비행속도가 시속 120마일로 휘발유를 한 번 채우고 나면 500마일을 비행할 수 있다. 조종석 내부에는 "일반 비행 조종에 필요한 기존 장치가 모두 갖춰져 있다. 고로 조종사에게는 친숙한 환경을 제공해준다." 악천후를 만날 경우 인근 공항으로 항로를 돌려 착륙한 다음 나머지 거리는 도로를 주행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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