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하지않으면 안될 50가지

책속의 책

● 10대에 하지않으면 안될 50가지

10대라는 존재 자체는 분명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다. 온갖 미디어들이 10대를 중심으로 포장되어 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도 선생님에 의해 “너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10대야.”라는 말로 세뇌당하고 있다.

부모들에게 있어 10대란 자신들이 놓친 그 시기를 살아가는 부러운 세대다. 정작 어른들이 원하는 모습과 원하지 않는 모습, 두 가지 갈림길만 있으므로 수많은 다른 것들은 놓치고 있는 것이다.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는 10대에게 가장 ‘10대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아버지가 들려주는 듯 자상하게 설명해 준다. 부모 세대들이 직접 이야기해 주지 못했던 것들을 ‘50가지’로 추려 묶은 일종의 ‘청소년을 위한 자기계발서’인 셈이다.

그렇다고 10대 본연의 자세보다 자신만의 적성을 찾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인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탈무드식 지혜’와 10대들에게 학업 면에서 영향력을 줄 ‘연세대학교 취업 담당관이라는 저자’의 메리트가 접목되어 적절히 10대들의 인성과 미래에 조언을 해 주는 것이다.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대화가 줄어든 부모들, 10대를 겪고 있는 자녀와 딱히 말을 섞을 만한 화제가 없다. 사실 그간 기성세대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할 뿐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이나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부분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듯한 삶의 지혜가 있다. 어떤 삶이 정답이고 길인지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10대를 ‘10대’로서 그대로 받아들이며, 한 인격체로서 그 생각을 존중한다.

아버지가 되어 충고하되, 아버지식대로 살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필자는 어떻게 하면 좀더 올곧은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선배의 입장에서 또는 가족의 입장에서 적절히 배려하고 있다.


●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

에코리브르 펴냄. 프란츠 브로스위머 지음 . 김승욱 옮김. 1만3천8백원

생물들은 대체 왜 멸종하는 것일까? 불가피한 운명일까, 우연한 사고일까, 아니면 인류의 문화적·생태적 잘못 때문일까? 고생물학자들은 멸종의 형태를 ‘배경멸종’과 ‘대량멸종’으로 구분한다.

지구 역사에서 대량멸종 사태는 이미 여러차례 있었다. 현재의 대량멸종 위기를 앞장서 경고한 학자 노먼 마이어스는 지난 35년 동안 브라질에서만 하루에 4종의 생물이 멸종했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하버드 대학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 존재하기 전에 생물의 멸종 속도는 매년 100만 종 가운데 한 종 정도였으나, 지금은 대체로 그 1000배에 가깝다고 추정한다.

실상 적자생존의 생태계에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소비와 개입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즉 자연의 부양 능력을 넘어선다는 데 있고, 이는 인간의 사회·경제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인류학, 생물학, 지리학, 사회학의 학제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 문명이 개입한 대량멸종의 역사를 돌아본다.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를 자처하는 인간은 결국 호모 에소파구스 콜로서스(생태계 전체를 꿀꺽 삼켜버릴 수 있을 만큼 식도가 거대한 동물이라는 뜻)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명사를 되짚어보고 인류가 저지른 생태적 실수들의 원인과 결과를 명료하게 규명한다.

그리고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된 지구상의 생물다양성 유지의 전제 조건으로, 이른바 생태적 민주주의라는 해방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 경제 영역에서의 민주적 참여와 공평한 세계적 공유지 마련을 위한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 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

한겨례출판 펴냄. 김용석 외 지음. 1만원


이 책은 인문학자 열 명이 국내 과학자 열 명을 만나 나눈 인문학과 과학에 대한 유쾌하고 유익한 대담기이다.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대담’이라는 형식으로 인문학자의 눈을 통해 현대 과학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인문학자와 과학자 스무 명이 전혀 다른 분야와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을 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즐겁고 진지하고 유쾌하다. “과학은 인문학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는가?” “인문학은 과학이 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에 얼마나 중요한 길잡이인가?” 등등의 질문과 함께 과학에 대한 쉬운 이해와 인문학과의 접합 지점을 찾아보려고 한다.

뇌과학, 나노과학, 반도체공학, 입자물리학, 우주론, 우주 개발, 로봇공학, 진화 이론, 유전자 연구, 수학의 10가지 테마를 철학자, 역사학자, 신화학자, 소설가 등 10명의 인문학자들이 말해준다.

뇌와 몸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철학자 김용석과 뇌과학자 신희섭, 미시사와 나노과학을 이야기하는 역사학자 김기봉과 나노화학자 유룡, 반도체공학과 동양철학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성태용과 반도체공학자 유인경, 입자물리학을 이야기하는 철학자 이거룡과 입자물리학자 손동철, 우주론과 창조신화를 이야기하는 신화학자 정재서와 천문학자 박창범, 우주 개발에 관한 딴지일보 대표 김어준과 위성사업단 단장 이주진의 이야기, 로봇과 인간, 몸 철학에 관한 철학자 조광제와 로봇공학자 양현승의 이야기, 진화 이론에 관한 소설가 공지영과 동물행동학자 최재천의 이야기, 유전자 권력 시대에 대한 철학자 이진경과 생명과학자 황우석의 이야기, 미술과 수학에 관한 문화재청장 유홍준과 수학자 계영희의 이야기까지.

인문학자들은 그들이 바라보는 시점으로 과학 연구의 시작부터 미래의 전망까지 과학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

한나래 펴냄. 강양구 외 지음. 1만5천원

지난 5월 12일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PD수첩의 ‘황우석 신화와 난자 의혹’ 방영 이후 6개월가량 지난 시점이다.

검찰은 기자 회견을 통해 줄기 세포는 없었으며,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 세포와 섞어 심기는 김선종 연구원의 단독 범행으로, 논문의 사진과 데이터 조작에는 황우석 박사가 깊숙이 관여했음을 발표했다.

또한 황우석 박사의 수백억 원대 연구비 유용과 사기 행각 등도 드러났다. 이제 사건은 마무되어 가고 있다. 열렬한 지지자들의 돌출 행동이 가끔 뉴스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충격은 어느덧 진정되고 있다. 하지만 ‘황우석’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그것은 한 개인의 이름으로서가 아니라 논문 조작, 사기 혹은 언론의 영웅 만들기 등의 은유로서, 혹은 그러한 뜻을 내포한 일반 명사로서 사용되고 있다. 황우석이라는 자연인에 대한 평가는 검찰 조사 결과 혹은 사법부 판결을 통해서 결말이 나겠지만, 그 이름은 여전히 언론에 떠다닌다.

‘황우석’이라는 이름을 인용하는 동안 우리는 그 사건의 충격을 제대로 극복한 것일까,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황우석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 황우석 사태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간과한 채 그 모든 문제를(황우석 개인에게 돌리거나, 기껏해야 일부 언론 매체의 문제로만 돌린 채 피상적으로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시점에서 황우석 사태를 되돌아보는 책으로, 황우석 사태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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