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는 반드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는 않으며 에탄올, 메탄올, 천연가스 등 사용연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가 국가 에너지의 주축이 되는 사회, 즉 수소경제를 말할 때 연료전지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수소가 지닌 다양한 활용성의 원천이 바로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연료전지의 존재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기존 화석연료들이 연료, 난방 등 2개 분야에 활용성이 집중되어 있는 반면 수소는 연료전지의 도움으로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종류의 기기들에 까지 적용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
수소가 지금처럼 미래에너지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도 고효율성, 친환경성, 무한성 등 수소 자체가 지닌 장점에 더해 연료전지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물론 연료전지의 입장에서도 수소에 의해 엄청난 가치평가 상승효과를 보고 있으므로 수소와 연료전지는 단순한 공생관계 이상의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부와도 같은 존재이다.
일반인들은 물론 에너지전문가들 조차 종종 연료전지자동차와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와 수소연료전지라는 단어를 마치 동의어처럼 인식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주
2030년 1,500억달러 거대시장 창출
최근 미국 뉴욕洲의 조지 파타키(George Pataki) 주지사는 9.11사태로 사라진 월드트레이드센터 부지에 신축될 ‘프리덤타워(Freedom Tower)’에 최신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새로운 자존심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프리덤타워에 친환경, 최첨단의 이미지를 가미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으며 프리덤타워 인근에 들어설 오피스 빌딩에도 동일한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다.
뉴욕주의 계획안에 따르면 두 건물에 설치될 연료전지는 온사이트형 가정용 발전설비로서 총 4.8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쪾공급하게 되는데 이는 단일 가정용 연료전지 프로젝트로는 세계최대 규모이다.
뉴욕주는 이를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전세계에 강하고 혁신적인 뉴욕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불과 수년전만해도 연구실 단위에 주로 머물러 있었던 연료전지가 최근 무정전전원장치(UPS), 보조전원장치(APU) 시장을 중심으로 실생활에 접목되고 있다.
Ballard Power Systems, Hydrogenics, UTC Fuel Cells 등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조업체들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연료전지 개발을 완료하고 일반가정과 건물주, 정부기관들을 대상으로 상용제품 공급에 나섰으며 각국 정부들은 대형실증프로젝트와 시범보급사업 등을 속속 전개하면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공기)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장치이다. 물(H2O)을 전기분해할 때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원리를 뒤집어 수소쪾산소를 원료로 삼아 물과 전기를 얻어내는 것이다.
기술적인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간단히 수소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연료전지는 수소 뿐만아니라 에탄올(C2H5OH), 메탄올(CH3OH), 천연가스 등 수소를 함유한 탄화수소계 물질로도 전력생산이 가능하며 작동온도와 전해질(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 연료의 종류 등에 따라 알칼리연료전지(AFC), 직접액체연료전지(DLFC),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 인산형연료전지(PAFC), 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PEMFC),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으로 구분된다.[표-1]
이중 PEMFC는 50~100℃의 저온에서 작동하고 순간출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수소자동차와 같은 수송기기를 위한 최적의 연료전지로 꼽히며 DMFC는 휴대폰, 노트북 등 휴대기기를 핵심타켓으로 삼고 있다.
또한 MCFC, SOFC는 500℃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하는 고온형 고효율 연료전지로서 발전플랜트나 건물전원용으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중이다.
각 기관들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료전지가 본격 상용화되는 2012년경 전세계 연료전지 시장규모가 550억달러(약 52조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표-2] 이는 지난해 전세계 LCD시장규모(527억달러)를 능가하는 수치로서 연료전지의 탁월한 잠재성장성을 잘 말해준다.
특히 이와같은 예상대로라면 2030년경에 이르러 당시 출시되는 모든 신제품(자동차, 휴대용전자기기 등)에 연료전지가 탑재될 경우 무려 1천500억달러(약 142조원)의 초거대 시장이 창출될 전망이다.
PEMFC, DMFC가 전체 시장 주도
PEMFC, DMFC가 전체 시장 주도 미국 Fuel Cell Today가 발표한 ‘전세계 연료전지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에는 1만4500여기의 연료전지 시스템이 가동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4년의 1만1000여기와 비교해 32% 확대된 것으로 1년만에 무려 3천여기가 넘는 연료전지가 새롭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일반 개인들이 주력 구매층인 휴대용 및 가정용(소형 정치형) 연료전지 시장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는 점이 특징적인 부분이다.
이와같이 연료전지업체들이 고객층을 일반인들로 확대했다는 사실은 연료전지가 성능면에서 하나의 상품으로서 면모를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만큼 실질적인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채용된 연료전지의 약 30% 정도가 휴대기기용 전원으로 사용되는 DMFC였으며 수송용쪾가정용쪾휴대용 등에 고루 적용가능한 PEMFC도 6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면서 연료전지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미국 FuelCell Energy社가 시장 대부분을 평정하고 있는 MCFC는 여전히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채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정도의 역할에 머물고 있으며 SOFC는 실험실 규모를 벗어나 실증단계로 돌입하는 것이 최대과제일 만큼 상용화를 위해선 아직 기술적으로 갈길이 먼 실정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량용 연료전지는 PEMFC가 여타제품을 완전히 몰아내고 관련시장을 독점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SOFC도 이 분야에 발을 담그고는 있지만 주로 소형 APU 시장공략에 주안점을 두고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차량용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PEMFC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PEMFC와 SOFC가 경쟁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가정용 및 소형 고정식 연료전지 시장으로 아직은 PEMFC의 두각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SOFC가 보조전원 등 일부 핵심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패권쟁탈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마지막으로 휴대용 연료전지의 경우에는 DMFC와 PEMFC 타입이 관련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PEMFC의 전반적인 강세가 보여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효율성과 적용성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Ballard, Hydrogenics 등 연료전지 선도기업들이 PEMFC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PEMFC라는 점도 상당한 잇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캐나다로 대변되는 북미지역과 유럽지역이 양대산맥을 형성하며 연료전지의 생산과 소비 모두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막강 경제력을 무기로 미래 에너지 패권 쟁취를 위해 야심찬 행보를 펼쳐나가고 있는 일본을 정점으로한 아시아가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럽이 대형실증프로젝트들의 사업기간 종료로 다소 주춤하는 동안 한국, 중국 등이 다크호스로 떠올랐으며 이를통해 2005년 한해동안 아시아지역의 연료전지 신규가동량이 약 1,000기에 달하면서 유럽을 앞지르기도 했다.
국내서도 40대 모니터링 사업 추진
국내의 연료전지 기술 개발은 지난 85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전 기술연구원이 5.9kW급 PAFC를 수입, 성능실험을 실시한 것이 효시이다.
아직은 기술력에서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과 비교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으로 핵심기술의 경우 선진국대비 30~50% 수준에 불과하고 주요시스템기술, 가격경쟁력 등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사업단(단장 홍성안), 고효율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 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종원)과 같은 국책사업단의 출범과 친환경수소경제마스터플랜 구축 등을 기화로 우리나라도 수년전부터 기술고도화와 산업화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연료전지 대표기업으로는 GS퓨얼셀쪾퓨얼셀파워쪾대구도시가스(가정용 및 상업용), 포스코쪾한국전력공사(발전용), 현대자동차(수송용), 삼성SDI쪾LG화학(휴대용)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세계최고 에너지밀도 노트북 연료전지 개발(삼성SDI)’ 등 짧은 연구기간에 비해 주목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들이 다수 도출됐다.
이는 세계최고라 자부하는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가들이 중국, 인도, 이탈리아, 폴란드, 남아공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신흥 연료전지 강국이자 주목해야할 신규시장으로 예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수소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중 연료전지산업의 비중을 2020년 4%, 2040년 8%로 확대함으로서 2040년경 국내 자동차의 54%, 발전설비의 22%, 주거전력설비의 23%, 모바일기기의 100%를 연료전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연료전지사업단은 오는 2012년까지 250~1,000kW급 분산전원용 300기, 10~50kW급 상업용 2천기, 3kW급 이하 가정용 1만기, 수송용 3천400기 등 총 1만5천700기의 연료전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까지 총 663억원의 연구자금을 투입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GS퓨얼셀, 퓨얼셀파워 등 2개사로부터 1kW급 PEMFC 연료전지 40기를 구매한 후 국내 10개 도시가스사에서 성능을 실증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업단은 모니터링 대수를 2007년 70대, 2008년 100대로 확충함으로서 3년간의 사업이 마무리되는 2008년경 가정용 연료전지의 단가를 현재의 kW당 1억3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낮추고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업단은 연료전지 상용화 예상시점인 2012년까지 kW당 가격을 가정용 1천만원, 상업용 350만원에 공급하는 한편 차량용 연료전지의 내구성도 승용은 5천시간 이상, 버스는 45만km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익내는 기업 단 한곳도 없어
주지하다시피 연료전지는 자동차쪾비행기쪾선박쪾기차쪾오토바이 등 모든 종류의 운송기기는 물론 핸드폰쪾노트북쪾PDA 등 모든 종류의 휴대형 전자기기 그리고 가정용 및 산업용 전력공급장치, 발전플랜트 등에 이르기까지 산업전반에서 수소경제시대의 첨병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전세계 주요기업들이 앞다투어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무한한 잠재성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경제에 비판적인 사람들조차 연료전지가 미래의 캐시카우로 등극할 것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처럼 연료전지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 대다수 연료전지업체들은 막대한 R&D투자와 관련시장의 미성숙으로 인해 심각한 재정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사실상 현존하는 수백여개의 연료전지 제조업체 중 현재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매년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500~6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Ballard Power社가 PEMFC분야의 선두기업인 Ballard Power Systems의 지분을 크라이슬러와 포드에 매각한 것도 손실액(1억7천540만달러)이 매출(8천137만달러)의 2배를 넘어서는 현실을 더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기인한 결정이었다.
[표-8]는 미국 PwC가 발표한 전세계 주요 연료전지기업 20개사의 2004년도 경영실적으로 전체의 85%에 해당하는 17개사가 매출액보다 많은 순손실이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 또한 다양한 연료전지 및 연료전지자동차 실증프로그램들이 출범하면서 전체 시장은 다소 확대된 반면 신규업체들의 시장진입으로 각 기업들의 재정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Ballard Power Systems는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2천760만달러를 올렸지만 3천453만달러(약 327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Plug Power 역시 상반기까지 1천300만달러(약 1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4분기 결산내역을 공개한 미국 FuelCell Energy의 경우에는 올해 9개월간 누적 손실이 무려 6천만달러(약 57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각 업체들은 연료전지시장이 본격 개화할 때까지 생존하는 것을 최대 당면과제로 삼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술개발 추이와 각국 정부들의 상용화 로드맵을 감안할 때 연료전지업체들이 수년내에 수익성을 힘들 것”이라며 “탄탄한 후원자나 확실한 기술력을 구비하지 못한 많은 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격하락쪾수명향상이 상용화의 관건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해도 분명 연료전지는 일부 상용제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고 유관기업들도 적다고만은 할 수 없는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보고 연료전지가 이미 상용화의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제품들의 대부분은 성능면에서 보완해야할 사항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기술적 측면에서는 내구성, 효율성, 신뢰성 등의 개선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도 연료전지의 수명향상 문제는 상용화를 위해선 반드시 극복해내야 하는 최우선 선결과제의 하나이다.
현재 실증되고 있는 연료전지들의 수명이 1년정도에 불과한데 가정용, 휴대용, 수송용, 발전용을 막론하고 연료전지가 실질적인 상업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작동수명이 요구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내지 못한다면 연료전지는 설치한지 단 1년만에 설비를 교체하거나 고물로 팔아치워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뿐이다.
기술이외의 부분에서는 kW당 1억원에 달하는 연료전지의 가격을 가장 커다란 장벽이다.
수소자동차가 상용화를 위해 대당 10억원을 호가하는 현재의 제조단가를 3~4천만원 수준으로 낮춰야 하듯 연료전지도 최소한 지금의 10% 수준인 kW당 1천만원 정도까지 공급단가를 떨어뜨려야만 상업화의 제1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
물론 전문가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가격은 이보다 더 낮은 kW당 2백만원 수준이다.
이같은 제조단가는 보급수량, 다시말해 양산체제 구축과 직결되어 있다. 기술적인 문제만 적절히 해결된다면 양산시기를 앞당겨 조기 산업화의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급일정을 과도하게 당기면 국가와 기업의 재정부담이 가중되며 지나치게 여유를 부려도 기업들의 개발의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즉 기술개발과 보급일정을 밀접하게 연계하여 산업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마치 닭과 달걀의 문제와도 유사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산업화와 관련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의 홍성안 단장은 초기에는 정부가 필요자금을 100% 또는 대부분 지원하여 기업체들의 독려한 후 이들이 경쟁력을 갖춰나감에 따라 점차 자금지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래산업이 그렇듯이 연료전지 또한 막대한 기술개발비 투입이 필요한 반면 불확실성이 곳곳에 상존해 있어 기업들이 투자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 이다.
즉 수소자동차, 수소충전소 등과 마찬가지로 연료전지도 시장진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단계와 초기시장 형성단계에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홍단장은 만약 국내기술의 한계로 적정시간(목표시한)내에 상업성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해외의 선진기술을 채용해서라도 일단 초기시장을 선점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상용화에 성공한다해도 시기를 놓치게 되면 경쟁력을 잃고 해외기업들에게 시장을 내주어야하기 때문이다.
홍성안 수소쪾연료전지사업단장
투자규모 확대, 부품쪾소재 산업 강화 힘써야
● 국내 연료전지 기술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정도 수준입니까.
국내 연료전지 기술력은 미국, 일본, 유럽에 이어 4위권 정도로 볼 수 있다.
연구여건이 좋은 선진국들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월등한 격차가 벌어진 것은 아니며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점에 있어 세계각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범국가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현대자동차, 포스코, 삼성 등 굴지의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연료전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연료전지 기술 발전의 긍정적 요인이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수소자동차 및 연료전지 연구에 무려 10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미국이 수소저장이라는 하나의 분야에 투입하는 연구비가 국내 전체 수소에너지 연구비와 비슷한 수준일 만큼 투자규모가 미약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우리나라가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일류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산업의 강화에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연료전지의 산업화 가능성 및 시기를 언제로 보십니까.
산업화 여부가 의문시되던 10여년전과 달리 지금은 상용화 시점이 이슈일 뿐 산업화 자체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시기적으로는 향후 10년 정도를 전후로 하여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관건은 단순한 상용화 시기가 아니라 언제쯤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가일 것이다.
국내의 경우 현재의 목표대로라면 2020년경에 이르러 연료전지 업계 스스로 독자생존이 가능할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화석연료, 특히 석유의 고갈시기에 따라 상용화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가채매장량을 기준으로 석유의 고갈시점을 43년후로 예상하고 있지만 원유의 추출효율 증대 기술 개발이나 신규 유전 개발 등에 의해 석유의 혜택을 좀더 오래 누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연료전지의 실질적 상용화 시기는 뒤로 늦춰질 개연성도 있다.
●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한 극복 과제는 무엇입니까.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지만 가장 먼저 ‘가격’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연료전지는 1kW당 1억원을 호가하는데 아무리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내도 이 가격에는 상업성을 갖출 수 없다.
사업적 가치를 지니려면 1kW당 2백만원 정도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 이를위해 사업단은 오는 2012년까지 1kW당 1천만원을 목표가격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대량생산을 통해 1kW당 2백만원에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함께 연료전지의 수명연장도 반드시 정복해야할 난제이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연료전지의 수명이 1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10년의 수명을 가져야만 상품성이 있다.
●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인력수급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최근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학계와 산업계에서 필요한 충분한 연구인력이 배출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계의 경우 수년간 양성해 놓은 전문인력들이 속속 산업계로 진출하면서 인력수급에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연세대, 전북대 등 2개 대학을 ‘연료전지 특성화 대학원’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 상태여서 이 문제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연료전지와 관련하여 정부 또는 기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연료전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만큼 확고한 투자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는 수소 및 연료전지 분야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좀더 미래를 바라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수소경제에 대한 정책적인 선언을 계속해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확신을 가져야만 기업들도 정부를 믿고 투자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의 경우 연구를 위한 연구에서 벗어나 진정한 세계 일류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해야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