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속에 끼우는 마스크

중국에서 날아드는 황사는 이제 매년 봄이면 우리의 눈과 기관지를 괴롭히는 달갑지 않은 단골손님이 됐다. 겨울에나 볼 수 있었던 흰 마스크가 봄철 필수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마스크는 기능성과 휴대성이 탁월한 반면 외관상 수려함(?)이 떨어지고 숨쉬기에도 불편함을 준다는 점에서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부산의 주 모씨는 지난 2003년 이 같은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 개념 ‘코 마스크’의 특허등록을 신청했다.

이 제품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코에 끼우는 삽입식 마스크로 U자 형태의 플라스틱 끝부분에 불순물을 걸러낼 수 있는 원통형 여과장치가 붙어있다.

여과장치는 방독면에 사용되는 여과기와 같은 고성능 제품을 사용, 먼지나 유해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나며 사용 후에는 여과기와 필터를 교체할 수도 있다.

사용자는 빨래 집게처럼 플라스틱을 살짝 벌려 콧속에 삽입하면 된다. 콧속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인접거리에서만 마스크 착용여부를 알 수 있고, 조깅 등 운동 중에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출원인이 주장하는 코 마스크의 최대 장점.

황사 대비용은 물론 공사현장 등 다량의 먼지가 발생하는 장소에서도 효용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마치 코뚜레를 꿰고 있는 것과 같은 황망한 모습이 드러나고, 적지 않은 이물감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은 사업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결국 발명자는 특허청의 등록결정에도 불구하고 등록비를 납입하지 않아 이 특허는 현재 소멸된 상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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