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장거리 비행 전 날씨 점검

거미들은 장거리 비행에 나서기 전 비행기 조종사처럼 날씨를 점검하며, 구름이 낀 가을이나 봄날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거미들은 자신이 분비한 명주실 한 가닥에 매달려 공기의 흐름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벌루닝(ballooning)’ 기술을 사용하는데, 학자들은 센 바람과 강한 햇빛이 양력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거미들이 바람이 부는 맑은 날을 택할 것으로 추측해 왔다.

하지만 영국 로덤스테드 연구소의 생물학자들과 수학자들은 바람과 햇빛의 양이 다른 여러 상황에서 거미들이 이동하는 거리를 측정해 컴퓨터 모델을 만든 결과 비행에 가장 좋은 날은 구름 낀 가을이나 봄날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거미들이 가장 먼 거리까지 날아가는 조건도 이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양력이 커지긴 하지만 산들바람이 없기 때문에 거미들이 공중에 뜬 후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 없으며, 반대로 폭풍이 몰아치는 겨울날에는 너무 거센 바람이 양력을 방해해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

연구진은 거미들이 감각 능력이 있는 털과 다리에 홈처럼 패인 감각기관으로 날씨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진딧물 등 해충을 먹고 사는 거미들이 성장기에는 ha 당 1,800마리씩 벌루닝을 통해 농경지에 내려앉는다면서 농민들이 거미의 유입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면 살충제의 양을 조절하는 등 농작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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