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은 소심하고, B형은 과감하며, O형은 명랑하다. 이는 우리가 심심풀이로 보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분석이다.
만일 A형, B형 중 이같은 선입견을 초래하는 자신의 혈액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금만 꾹 참고 기다려보자. 머지않아 O형으로 혈액형을 전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최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16명의 과학자로 이루어진 국제연구팀이 A와 B형 혈액을 O형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두 종류의 효소를 발견해냈다”고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기업 자임퀘스트(ZymeQuest)사의 지원으로 운용되는 이 연구팀은 총 2,500여종의 박테리아와 진균류(fungus)가 만들어내는 효소들을 분류한 끝에 이처럼 놀라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효소의 발견에 성공했다.
이 효소는 장(腸)에 서식하는 ‘박테로이데스 프라길리스’와 사람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엘리자베트킹기아 메닝고셉티쿰’ 등 2개의 박테리아에서 추출된 것으로 전자는 A형 혈액에서 A항원을, 후자는 B형 혈액에서 B항원을 제거함으로서 O형으로 전환시킨다.
인간의 혈액은 A항원을 가지면 A형, B항원을 가지면 B형, 두 항원을 모두 가지면 AB형, 두 항원이 모두 없으면 O형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자임퀘스트는 이 두 효소를 활용해 O형으로 전환시킨 혈액이 수혈 등에서 안전성과 효용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