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피하려면 염분 높은 물로 북극 얼려야

해수의 염분 농도 묽어지면 생태계 변화는 물론 유럽에 빙하기 올 수 있어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의 양이 증가, 염분 농도가 묽어 짐에 따라 지구 둘레로 열을 운반하며 전 세계의 기후 조절에 일조하는 조류의 흐름이 약해지는 조짐이 있다.

만약 조류의 움직임에 현저한 변화가 생기면 예측할 수 없는 참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엄청난 양의 해양생물과 어류들이 사라지고, 해양이 대기의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기능도 감소하게 된다. 특히 일부 과학자들이 우려하듯 북부 유럽에 혹독한 빙하기가 다가올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북극에 염분도가 더 높은 얼음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캐나다의 한 과학자로부터 제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면 멕시코 만류 같은 난류가 적도로부터 유럽으로 열을 실어 나른다.

조류가 열을 방출하면 해수가 밑으로 가라앉아(찬 물은 더운 물보다, 소금물은 맑은 물보다 농도가 높다) 해저를 따라 적도 지방으로 다시 흘러간다.

이 같은 과정은 전 세계 조류 흐름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대서양의 해수 농도를 희석시켜 적도 지방으로 향하는 조류의 밀도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에 부족하게 된다.

열을 운반하는 조류가 멈추게 되면 유럽에는 새로운 빙하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

앨버타 대학 산업공학자인 피터 플린은 이 같은 조류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이를 정상화시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8,000척의 결빙선을 북극으로 끌고 가 염분도가 높은 뉴멕시코 크기의 얼음을 만드는 것.

이 계획에 의하면 결빙선들은 먼저 그린란드 연안에 도착하게 된다.

겨울이 다가오고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면 풍력으로 작동되는 결빙선의 물 펌프들이 기존의 얼음들 위에 염분의 농도가 높은 해수를 뿌려 염분도가 훨씬 높은 얼음 층을 만들게 된다.

봄이 오면 결빙선들은 새로 형성된 얼음덩이들에 물을 뿌려 조류의 움직임을 활성화한다.

녹는 과정에서 염분도가 높고 밀도가 큰 물이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는다.

그 결과 하향성 조류가 6% 증가해 그 이후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플린은 이런 해결책을 지금보다는 조류의 움직임 둔화가 정점에 달해 다른 방법들이 모두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대안이 아니라 최후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즉 하향성 조류와 바다의 열 전달 체계가 애초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는 얘기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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