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유전자 가공 처리된 미생물 덕분에 부탄올이 미래의 대체연료가 될 수 있을까?
올 봄 영국의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부탄올이라고 하는 색다른 연료를 접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에너지 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륨(BP)사의 시험적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로운 대체연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부탄올은 알코올과 가솔린을 혼합한 연료.
부탄올은 기존의 바이오 연료들에 비해 저장과 운반이 용이하고 열효율도 가솔린에 필적할 만하다. 현재 부탄올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해 내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어 부탄올이 에탄올을 제치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대체연료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에탄올처럼 부탄올도 당분을 박테리아나 누룩 같은 미생물과 함께 발효시켜 만드는 일종의 알코올이다. 에탄올은 대부분 옥수수와 밀, 사탕수수로부터 생산되지만 영국에서 판매되는 부탄올은 중국에서 옥수수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부탄올 생산의 효율성이 에탄올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이유는 부탄올이 발효 과정에 사용되는 미생물에게 너무 유독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1 부셸의 옥수수에서 생산되는 부탄올은 2% 미만인데 반해 에탄올은 약 12% 정도가 된다.
이를 바꾸기 위해 BP는 듀퐁사의 과학자들을 채용해 보다 강한 유전자 가공 미생물들을 만들어 냈다.
듀퐁의 바이오 연료 개발 책임자인 존 라니에리는 이 미생물들 덕분에 부탄올 생산이 현저하게 개선돼 훨씬 더 유용한 연료 개발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탄올은 에탄올에 비해 장점이 많은 화학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장이 어렵고 수송관을 부식시키는 에탄올과 달리 부탄올은 기존의 기반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부탄올은 에탄올보다 증기압이 낮기 때문에 기존의 가솔린과 좀 더 높은 비율로 혼합할 수 있고, 휘발성이 줄어들고 매연이 감소된다. 뿐만 아니라 부탄올은 열효율이 높아 현재 시판중인 바이오 연료들보다 연비가 향상된다.
이 같은 장점들 때문에 부탄올은 생명공학 지지자들로부터 보잉사 관계자들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잉은 최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연료사와 동업 관계를 맺고 부탄올 혼합액을 비롯한 대체 제트연료 사용을 시험하기 시작했다.[24페이지의 환경친화적인 비행 참조]
MIT의 화학공학 교수로 바이오 연료를 연구하고 있는 그레고리 스테파노폴로스는 “부탄올을 견뎌낼 미생물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난관”이라고 말한다. BP와 듀퐁은 2010년까지 이 과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한편 이 회사들은 영국에서 최초로 부탄올을 시험 생산할 시설을 설립하고, 바이오 연료 붐에 대처할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09년 말쯤이면 이 공장에서 매년 약 5,000 갤런의 부탄올을 생산해 내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 지역에서 재배된 옥수수만을 이용할 예정이다. 그 후 이 팀은 같은 단지에 있는 에탄올 공장을 부탄올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부탄올은 기존의 바이오연료들에 비해 저장과 운반이 용이하고 열효율도 가솔린에 필적할 만하다.
물론 효과적인 대체연료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다. 기존의 원유 재고량이 고갈됨에 따라 2030년이면 자동차용 대체연료 시장의 수요가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기 중에 방출하는 온실가스의 양도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부에서는 향후 몇 년간에 걸쳐 10억 달러 이상을 바이오 연료 연구에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미국에서의 바이오 연료 사용량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해 연간 56억 갤런, 또는 전체 연료 소비량의 2.6%에 달했지만 요즈음의 대체연료는 결코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에탄올과 바이오 디젤은 옥수수나 강낭콩 같은 식용 작물로만 만들어진다. 이 작물들을 재배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토지와 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옥수수 줄기와 다른 식물 찌꺼기 같은 셀룰로오즈로부터 연료를 생산할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듀퐁은 에탄올과 부탄올 모두에 이런 과정을 적용할 수 있는 효소 가공법을 연구 중이다. 라니에르는 “차량용 연료를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방법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