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자제품 시대의 도래

무선 전원 공급이 실현되는 날 명실상부한 무선 전자제품 시대가 열릴 것이다

과학자들이 전선 없이 전기를 보내는 방법을 알아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이다. 이전에도 전선 없이 전기를 보내는 시범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무선 전원 공급을 받는 개인용 전자기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적어도 3개사에서 무선 전원 전자기기의 시제품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그 제품들이 전기를 받을 수 있는 유효거리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MIT 대학의 한 연구팀이 방을 가로질러 사용할 수도 있는 무선 전원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무선 전원의 핵심은 공명이다. 오페라 가수가 적절한 음으로 노래를 부르면 포도주 잔이 깨지는 현상을 생각해보자. 이 경우는 가수의 목소리가 포도주 잔의 공명 주파수, 즉 포도주 잔을 두드리면 나는 소리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포도주 잔은 가수의 목소리를 흡수해 금이 가는 것이다.

MIT 과학자들은 자기감응, 그리고 같은 주파수에서 공명하는 2개의 동일한 구리 코일을 사용해 전원에서 2m 떨어진 60W 전구를 밝히는데 성공했다. 이 팀에서는 이 기술을 무선 전기(wireless electricity)의 영어 약자인 ‘와이트리시티(WiTricity)’라고 부른다. 전류를 더욱 강하고 효율적으로 보내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과제가 될 것이다.

FAQs

와이트리시티의 장점은 무엇인가?

이 기술을 사용하면 책상 아래의 복잡한 전선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다. 또한 회의장에 가서 전기 콘센트를 먼저 차지하려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는 언제나 작은 전자기기들을 켜놓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전송 코일이 하나만 있어도 여러 전자기기에 전기를 보낼 수 있는가?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와이트리시티가 오늘날의 무선 랜 네트워크처럼 상용화될 것인가?
물론이다. 무선 랜과 마찬가지로 와이트리시티 역시 특정 장소에서는 무료, 그렇지 않은 장소에서는 유료로 운영될 것이다. 표준 주파수를 만들면 모든 와이트리시티 핫스팟에서 소형 전자기기에 전원을 넣을 수 있다.

그럼 배터리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노트북 같이 실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은 배터리가 필요 없어지겠지만 카메라 같이 야외에서도 많이 쓰는 제품들은 여전히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다.

벽 코일과 컴퓨터 사이에서 개가 잠을 자면 어떻게 되나?

MIT의 박사 과정 학생인 아리스테이디스 캐럴리스는 직결선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시스템에 대해 많은 계산과 예측을 실시했다. 하지만 거리에 따라서 전송 효율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각 방마다 배전 코일을 설치해야 한다.

전기 때문에 개가 암에 걸릴 위험은 없는가?

생체조직은 자장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MIT는 이 기술의 위험성이 걱정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무선 전원의 선구자들: 완전한 무선 세상으로의 전진

니콜라 테슬라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전에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는 발전소에서 가정과 회사로 직접 전류를 쏘아주는 세상이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20층 규모의 송전탑을 롱 아일랜드에 건설해 이 이론이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려 했지만 송전탑은 테슬라의 예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세르비아에서 이민 온 이 과학자는 결국 거지꼴로 죽었다.

풀턴 이노베이션의 이커플드

풀턴 이노베이션사는 MIT와 마찬가지로 짝지은 코일을 사용해 전기를 보내려고 했다.
물론 전기의 도달거리는 훨씬 짧았다. 1년 전에 풀턴 이노베이션은 무선 충전 기술인 이커플드(eCoupled)를 통해 자동차용 컵 패드 위에 올려놓은 물건을 충전하는 시범을 보인 적이 있다. 이 회사는 모토롤라 및 허먼 밀러사와 제휴해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해 주는 사무실 가구를 개발하고 있다.

파워캐스트

지난해 초 펜실베이니아의 파워캐스트사는 탁상 램프 같은 일상용품에 내장된 송신기로부터 나오는 전파를 통해 전원이 켜지는 장치의 시제품 여러 가지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단거리에서 몇 W 정도를 전송했다.
지난해 말에는 무선으로 축제용 조명을 밝히는 것도 성공했다.

MIT 와이트리시티

지난해 중순 MIT는 와이트리시티 기술을 처음으로 시범 보였다. 전원 코일에서 몇m 떨어진 백열전구를 밝힌 것이다. 캐럴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전기는 벽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단지 그 전기를 무선으로 방 중앙까지 끌어오는 것이지요.” MIT는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여러 기업들과 접촉중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