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69세의 일본 선원 켄이치 호리는 세계 최고 성능의 파도 추진 보트로 하와이에서 일본까지 7,000km의 항해를 시도할 계획이다.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그는 파도 동력 보트로 최장거리를 항해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고 돛이 사용된 이후 가장 자연친화적인 파도 추진 장치를 선보이게 된다.
신기록을 수립하게 될 이 항해의 주인공은 선토리 머메이드 2호.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된 이 3톤짜리 쌍동선은 파도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전환한다. 즉 이물 바로 밑에 나란히 얹힌 두 개의 수평 키들이 밀려오는 파도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며 돌고래 같은 물장구를 치면서 보트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
이 보트의 추진 장치를 설계한 일본 도카이 대학 공학교수인 유타카 테라오는 “파도는 배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면서 “하지만 선토리 머메이드 2호는 파도가 어디서 몰려오든 관계없이 파도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전환한다”고 말한다.
호리는 최근의 모험으로 친환경 항해 경력을 확고히 했다. 그는 1993년 하와이에서 오키나와까지 7,500km를 페달식 보트로 항해해 최장거리 세계 기록을 세웠다. 1996년에는 태양력 보트로 태평양을 최단 시간 내에 횡단하는 세계 기록도 수립했다. 그리고 1999년 재활용 맥주통으로 만든 쌍동선을 타고 혼자서 태평양을 횡단했다.
최대 속도가 5노트인 선토리 머메이드 2호의 경우 디젤 엔진 보트로 한 달 걸릴 항해가 두세 달 걸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다. 이번 항해는 파도 추진 방식이 실제로 가능함을 입증해 화물 운송 같은 상업적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다. 호리는 “석유는 한정된 자원이지만 파도는 무한정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파도의 힘으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방법
전기
8개의 태양전지판에서 나오는 560W의 전력으로 항해등과 무선 라디오, 위성전화와 PC를 작동한다.
추진력
선체 이물 밑에 나란히 설치된 두 개의 수평 키가 파도 에너지를 이용해 돌고래의 꼬리처럼
작동, 3톤짜리 보트를 5노트의 속도로 나가게 한다.
안정성
수평 키들이 흔들리는 보트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해 보다 효율적인 추진력을 확보한다.
외피
두께가 3㎜에 불과한 선체 외부는 내구성이 강한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돼 있다.
선체 밖 모터
긴급 비상사태에 대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