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글리콜 통해 열에너지 순환, 비용절감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도 최소화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도심 하수관을 이용해 가정이나 사무실의 냉난방을 해결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사실이다.
겨울철 가정이나 건물에서 사용되는 온수는 대부분 하수관으로 버려진다.
또한 더운 여름철이면 하수관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냉기가 가득 차게 된다.
결국 도심의 하수관은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창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의 변호사인 존 리어와 동생 필립 리어는 유타 주에 소재한 사운드 지오서멀(Sound Geothermal Corporation)사의 지열 이용 냉난방 기술을 활용해 하수관용 냉난방시스템을 개발, 자신들의 사무실에 설치했다.
하수관용 냉난방시스템은 하수관을 따라 설치된 파이프에 수용성 글리콜을 채워 건물 내부로 순환시킴으로써 냉난방 에너지를 얻게 된다.
겨울철의 경우 수용성 글리콜은 버려지는 온수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에 파이프를 통해 열 교환이 이뤄지고, 이후 열을 흡수해 온도가 올라간 수용성 글리콜을 건물 내의 난방시설로 순환시켜 열에너지를 방출하게 한다.
더운 여름철에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즉 건물 내에서 가열된 수용성 글리콜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하수관로부터 차갑게 식혀진 뒤 건물 내로 다시 순환돼 냉방이 이뤄지게 된다.
물론 하수관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이 독자적으로 활용되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냉난방 시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보조시설로는 충분하다.
특히 이 시스템은 재래식 냉난방시스템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40%나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솔트레이크 시티는 앞으로 수년 내에 이 같은 하수관용 냉난방시스템을 관공서 건물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시의 공공시설 담당관인 제프 니어마이어는 “하수관용 냉난방시스템은 이미 사용한 열에너지를 재사용할 수 있는데다 환경오염도 적어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