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히타치가 두께 3.81cm의 42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평판 TV의 스크린 두께를 더 이상 얇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근 파이오니아가 두께 9mm짜리 극초박형 PDP 패널을 개발해 내며 이 같은 예상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 패널은 지금까지 업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온 칠흑같이 어두운 바탕색을 구현, 그 어떤 제품보다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을 제공한다. 스크린은 기본 배경색이 어두울수록 명암비가 향상돼 색상이 선명해지고 화면 곳곳의 디테일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이 초박막 패널을 채용한 시제품 PDP TV가 공개됐는데 가장 두꺼운 부위의 두께가 3.3cm 불과하다.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더 적은 수의 부품으로 더 많은 기능을 수행토록 함으로서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50인치 TV의 무게가 현재 시판 중인 동급 제품들의 50% 수준인 20kg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칠흑 같은 스크린의 경우 플라즈마 패널의 작동원리를 재설계해 실현했다. 실제 기존 제품들은 모든 픽셀, 특히 어두운 이미지를 표현해야 하는 픽셀들조차 처음에 아주 짧은 시간동안 빛을 발하도록 돼 있어 잔광에 의한 명암 비 저하가 나타난다. 파이오니아는 1년 전 이 잔광을 80% 감소시킨 ‘구로(Kuro, 일본어로 검정색을 의미)’ 시리즈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에 나머지 20%의 잔광마저 제거해 완벽한 블랙스크린을 탄생시켰다.
THE FUTURE IS D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