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선회할 때도 미끄러지지 않는 자동차

국내 중형차의 최강자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최근 ‘주행안정성제어시스템(AGCS)’을 무기로 전 세계 명차들과 한판 승부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의 세계 특허기술인 AGCS는 고속 선회를 할 때 외측 뒷바퀴의 각도를 차량 안쪽으로 최대 3°까지 꺾어줌으로서 뒷바퀴가 바깥쪽으로 밀려 나가는 오버 스티어(over steer) 현상을 막고 탁월한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



AGCS의 구동 메커니즘

주행안정성제어시스템(AGCS)은 자동차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와 뒷바퀴의 액추에이터 및 어시스트 링크의 상호작용에 의해 구현된다.
구체적으로 운전자가 고속주행 중 차량을 급선회하게 되면 ECU가 차량의 속도와 조타 각(스티어링 휠의 조향 각도)을 종합적으로 감안, 뒷바퀴가 원심력에 의해 미끄러져 정상 경로를 벗어날 개연성이 있는지 분석하게 된다.

만일 이 같은 위험이 예상될 경우 ECU는 즉각 외측 뒷바퀴에 장착된 액추에이터를 작동시켜 리어 서스펜션의 일종인 어시스트 링크(assist link)를 조절, 토우-인(toe-in) 각도를 1~3°내에서 변경하게 된다. 이렇게 외측 뒷바퀴가 차체 안쪽으로 꺾이면서 노면 접지력이 상승, 오버 스티어(over steer)를 막고 안정적 코너링이 이뤄지는 것.

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차체자세제어장치(VDC)가 있지만 VDC는 차량이 통제 불능에 빠졌을 때 구동되는 사후대처 장치인 반면 AGCS는 위험을 미리 감지해 대응하는 사전대처 장치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쏘나타 또한 AGCS가 감당 가능한 한계치를 넘어서면 VDC가 각 바퀴의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안전을 확보해준다.

그런데 이론만큼 실제 성능도 좋을까. 얼마 전 공개된 AGCS 동영상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조작 논란이 일었을 정도니 성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달 1일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쏘나타 트랜스폼 2.4와 혼다 뉴 어코드 2.4의 비교 체험 행사에서도 쏘나타는 AGCS에 힘입어 참가자들로부터 주행안정성 부분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많은 스피드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할 AGCS는 쏘나타의 안전장치 패키지인 세이프티 팩의 옵션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87만원이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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