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인류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에 상관없이 인간형 로봇(humanoid)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로봇들은 물체를 집거나 장애물을 피해갈 수는 있어도 인류의 동반자로서 갖춰야 할 감정이나 체온 등의 생체 특성은 갖지 못하고 있다.
로봇은 인간이 던지는 농담을 받아들이거나 인간의 기분을 파악하기 힘들다. 더욱이 인간의 움직임이나 체온을 감지하는 센서를 갖추지 못한 로봇이라면 바닥에 있는 아기를 밟아버리는 사고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도쿄 대학의 다카오 소메야 박사가 탄력 있는 전도체를 개발함으로서 이 같은 로봇의 문제를 개선할 가능성이 커졌다. 탄력 있는 전도체를 사용하면 로봇에게도 사람과 유사한 인공피부를 장착해 줄 수 있다.
지금까지 금속의 전도성과 고무의 유연성을 완벽히 합친 소재는 개발되지 못했다. 고무의 경우 가장 유연한 물질인 반면 전기를 전달하는 전도성은 빵점에 가깝다. 다카오 박사가 개발한 신소재는 소금 용액과 단조 가능한 단일 벽 탄소 나노튜브를 결합한 것으로서 원래 크기에서 약 134% 확장이 가능하고, 전도성은 570%까지 증진된다.
전기가 통하면서도 유연성을 가진 이 신소재에 각종 센서를 장착하면 압력과 열을 감지하는 로봇용 인공피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즉 사람이 로봇의 어깨를 두드릴 때 그 느낌을 감지하거나 로봇이 사람의 손을 잡을 때 적당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
또한 이 기술을 자동차의 핸들에 적용하면 운전자가 핸들을 쥐고 있는 압력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도성이 감소하지 않으면서도 고무와 같은 부드러움과 유연성을 유지해야 하는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다. 하지만 다카오 박사는 향후 5년 이내에 대부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 인공피부를 인간형 로봇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