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쥐를 잡아봤다고 해서 정신 이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첨단의학연구의 최전선에서 뛸 준비를 미리 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 아버지가 아칸소 시골에서 운영하던 농장에서 취미로 쥐를 잡던 윌리엄 파커는 나중에 위생 가설의 검증을 위해 쥐를 사냥하게 됐다.
듀크 대학 수술학 교수인 그는 지난 2007년 인간의 맹장이 유익한 박테리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현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에서 덫에 걸린 쥐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위생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그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가 청결한 도시지역에서 자랄 경우 농촌, 또는 자연에서 자랐을 때에 비해 면역체계가 다양해지지 않는다는 오래된 가설을 실험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도시의 아이들도 더러운 환경에서 자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더러움은 집 안에서 염소를 키우는 사람이 겪는 더러움과는 격이 다릅니다.”
연구를 위해 그는 쥐가 창궐하는 지역을 확인하고, 쥐가 좋아하는 지저분한 음식이 뭔지 알아낸다.
쥐를 잡으려면 쥐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는 것. 일단 그는 쥐의 서식처에 작동되지 않는 쥐덫을 며칠 동안 놓아 쥐들의 경계심을 해제한 다음 쥐덫을 작동상태로 바꿔 놓는다.
이 쥐덫에 쥐가 잡히면 이산화탄소로 안락사 시킨다. 그 다음 지저분한 환경에서 자란 야생 쥐의 비장세포 면역반응과 젤리도넛도 건드리지 않을 만큼 청결하고 성미 까다로운 실험실 쥐의 비장세포 면역반응을 비교해 위생에 대한 가설을 검증한다.
하지만 파커는 쓰레기를 먹고 자란 ‘골목 출신’의 쥐로 만족하지 않는다. 다음 단계의 연구에 필요한 자금이 마련되면 작은 헛간을 하나 지을 계획이다.
거기에 오염도를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다음 야생 쥐들을 잔뜩 길러 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위생 가설 검증을 위해 쥐 사냥에 나선 파커는 “쥐를 잡으려면 쥐의 생각을 읽어야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