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이동식 크레인

1,179톤의 무게 들어 올릴 수 있고, 47층 높이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맞춤형 건설장비

90m 높이의 풍력발전기 위에 55톤이나 되는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특수목적에 맞춰 제작된 립헬 11200-9.1은 명실 공히 세계 최강의 이동식 크레인이라고 할 수 있다. 18개의 바퀴가 달린 트럭 무게만 108톤이며, 여기에 붐(boom)을 장착하면 무게는 2배가 된다. 붐이란 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기둥을 말하는데, 쭉 폈을 때는 47층 높이까지 늘어난다.

독일의 건설장비 전문 업체 립헬이 제작한 이 이동식 크레인은 무려 1,179톤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또한 붐을 제거할 경우 트럭 단독으로 도로를 주행할 수 있다. 따라서 공사현장에 갈 경우 고정식 크레인처럼 별도의 운송차량이 필요 없다. 사실 립헬 11200-9.1 크기의 고정식 크레인을 옮기려면 적어도 5대의 운송차량이 동원돼야 한다. 물론 립헬 11200-9.1은 공사현장에서 붐을 장착한 후에도 위치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이동식 크레인은 싸구려가 아니며 제작에 8개월이나 소요된다. 립헬은 현재 정확한 가격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500만~1,000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생산된 립헬 11200-9.1은 단 10대 뿐이다.


<사진설명>
1. 다단식 유압 붐
다단식 유압 붐은 90m 높이까지 뻗을 수 있으며, 연장부품을 부착하면 167m까지도 늘어난다. 붐의 소재는 건축용 대들보에 쓰이는 철강보다 장력이 5배는 강한 고장력강이다.

2. 강철 케이블
강철 케이블은 붐을 지지하고 힘을 트럭 차체에 위치한 균형추로 향하게 한다. 이 이동식 크레인 전체에 쓰이는 강철 케이블의 길이는 1,371m나 된다.

3. 격자형 지브
이 작고 견고한 격자형 지브에는 로프의 방향을 바꾸는 도르래가 달려 있다. 특히 이 지브는 매우 좁은 각도로 부착돼 있다. 이 때문에 발전설비 같은 매우 무거운 물체를 붐의 끝까지 옮기면서도 기동성을 확보하고, 무게를 트럭 차체·균형추·X자형 유압 빔에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다.

4. X자형 유압 빔
X자형 유압 빔이 지면에 단단히 발을 내딛고 있어 지면에서 차체를 띄울 수 있다. 또한 유압 빔 간의 하중을 균등하게 분배하고, 엄청난 무게로 크레인이 휘어지는 것을 막는다.

5. Y자형 마스트
Y자형 마스트로 크레인의 균형을 유지하고 붐이 하중을 받치는 동안 구부러지는 것을 막는다. 마스트는 무게를 분배하고 들어 올리는 힘을 높이는데 쓸모가 있다.

6. 202톤의 균형추
크레인은 전적으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그리고 균형을 맞추는데 필수적인 것이 바로 균형추다. 립헬 11200-9.1은 202톤에 달하는 균형추를 장착할 수 있다. 각각의 균형추는 고철과 콘크리트를 채운 5~20톤가량의 강철 판재로 조종석 뒤쪽에 적재된다. 사실 이 이동식 크레인은 본체가 이미 무거운 균형추 구실을 한다. 붐이 없는 상태에서도 108톤이나 되기 때문이다. 붐을 장착하면 이 무게는 2배로 늘어난다.

7. 몬스터 트럭
이 트럭에는 튜브가 없는 폭 1.37m짜리 고압 타이어 18개가 장착돼 있다. 그리고 배기량 16.2ℓ짜리 8기통 디젤엔진이 680마력의 힘을 낸다. 붐이 없는 상태라면 포장도로에서 시속 76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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