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젓가락을 사용한다. 어렸을 적부터 매일 사용해온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존재지만 외국인들에게 젓가락의 사용은 너무나도 어렵고 난해한 작업의 하나다.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02 년. 월드컵을 위해 방한한 외국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특허 1건이 특허청에 출원됐다. ‘외국인용 집게형 젓가락’이 주인공. 이 아이템은 일반 젓가락에 간단한 부착물을 장착, 젓가락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이 손쉽게 젓가락질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출원인은 크게 두 개의 부착물을 활용해 젓가락을 디자인했다. 탄성을 지닌 플라스틱 또는 금속재료를 사용 해 젓가락의 상단부를 연결,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또한 손가락으로 잡아야 하는 부위에는 일종의 지지대를 설치해 미끄러짐을 방지한 것. 이렇게 젓가락을 마치 집게나 핀셋 형태로 제작함으로서 외국인들도 젓가락질에 대한 부담 없이 편안하게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출원인의 주장이다.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이 제품은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접하고 전통음식을 맛보는 것이 상례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과연 이 같은 기형적(?) 젓가락을 선호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굳이 편안함만을 위해서라면 그냥 포크를 쓰면 된다는 점도 한계 로 지적된다. 출원인도 이 점을 인식해서인지 스스로 출원을 철회해 이 특허는 자동 소멸된 상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