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는 환상 그 자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자동차는 음료수 캔 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한다. 또한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사람보다 똑똑하다. 하지만 이들 미래형 자동차는 아직도 상상 속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10년 내 실현 가능한 미래형 자동차 또는 관련기술은 아마도 온라인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 그리고 도로의 각종 인프라를 이용해 무인주행을 구현하는 차량자동유도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은 이 같은 미래형 자동차로 가는 과도기적 기술의 산물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고 기술 역시 환상적이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음료수 캔 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한다. 1980년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나오는 자동차는 사람을 능가하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미래형 자동차는 아직 상상 속의 존재일 뿐이다. 미래형 자동차, 그중에서도 현실적인 미래형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2가지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는 내연기관을 통해 석유나 LPG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청정하고 고갈의 우려가 없는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체돼야 한다. 둘째는 자동차에 지능을 부여해 운전자에 의한 조종이 필요 없어야 한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자동차 역시 이 같은 기술을 채용하고 있지만 극히 부분적이다. 일부에서는 소형 원자로나 핵융합 장치를 장착해 무한에 가까 운 에너지를 사용하는 미래형 자동차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 볼 때 자동차에 소형 원자로나 핵융합 장치를 장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래형 자동차의 현실적 조건
자동차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 과학자들은 기존의 내연 기관을 대체하고 일시적으로라도 자동주행을 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 미래형 자동차로 전기자동차를 꼽는다. 전기를 이용해 달리 는 전기자동차는 이 같은 요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자동차는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며, 전자식으로 통제돼 일시적인 자동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결정 적 한계가 있다. 바로 무엇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 줄 것인가 여부가 그것. 만약 전기를 무선으로 공급해 주거나 일반 휘발유 자동차의 연료탱크 크기로 하루 종일 달릴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이 같은 고민은 필요 없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는 유선으로만 공급되고 있으며, 배터리의 용량 역시 형편없이 부족하다.
최근 배터리만으로 작동되는 전기자 동차도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의 휘발유 자동차가 연료를 가득 채우고 달릴 수 있는 거리인 300~500km의 거리를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 위해서는 차량 내부 공간을 대부분 배터리로 채워야 한다. 일본 미쯔비시가 출시한 전기자동차 i MiEV는 16kW/h의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를 1회 충전하면 16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컨을 작동시킬 경우 주행거리는 100km 이하로 줄어들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도 무려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대부분 에어컨을 작동시키고도 힘이 남아도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더욱이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엔진 등 주요 동력계통을 10년 이상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의 경우 3년 정도 되면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야 하고, 3년 이전이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충전 및 방전 성능이 떨어져 출력이 낮아지는 것 을 감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00% 전기만 사용하는 전기자동차를 순수 전기자 동차라고 부르는데, 전기모터 등의 동력계통과 제어장치는 현재의 휘발유 자동차보다 단순하다. 물론 좀 더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면 수년 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은 동력계통의 한계, 즉 대량의 전기를 싣고 다니기 어렵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게 바로 수소연료 전지 자동차와 태양전지 자동차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산소)와 혼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이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자동차는 배터리 대신 수소를 채울 탱크를 장착하게 된다. 나머지 부분은 전기자동차와 동일하다.
하지만 가벼운 기체인 수소를 충 분히 싣고 다니기 위해서는 수소저장용기에 수소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해야 하며, 수소연료전지도 고출력 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더욱이 현재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면 적어도 휘발유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해야 한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일부에서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자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 안도 거론하고 있지만 태양전지의 효율이 급격히 향상되지 않는 한 자동차의 모든 표면을 덮어도 차량을 가동하기 어렵다.
과도기적 기술 하이브리드
최근 국내외 모터쇼를 통해 발표되는 미래형 자동차의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Hybrid)라는 이름 그대로 하나 의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술을 혼합시켜 사용한다는 의미다. 사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은 미래형 자동차를 주도하는 대표적 기술이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순수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 어느 하나의 기술이 확실하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과도기적 기술의 산물인 셈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흐름을 주도할 기술이 개발되지 못한다면 하 이브리드 자동차는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금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를 주도한 다면 130년 전에 자동차에 장착된 내연기관은 앞으로도 5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종류는 수소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다양하다. 수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초기에는 내연기관에 수소를 직접 분사해 태우는 수소분사식 기술을 사용했는데, 론 모터 컴퍼니의 스콜피온 스포츠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도요타의 FCHV-adv처럼 수소연료전지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형태다.
전기를 주요 동력원으로 하면 전기모터로 자동차를 주행시키고, 소형의 내연기관은 전기를 발전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전기자 동차의 한계인 배터리 문제를 내연기관으로 해결한 것. 미국 GM의 시보레 볼트, 일본 도요타의 3세대 프리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내연기관이 주요 동력원이라면 저속주행을 할 때는 전기를 사용하고, 고속주행을 할 때는 내연기관을 사용한다.
이는 주요 목적이 내연기관의 연비개선과 공해물질 감소다. LPG나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가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공해물질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술로 미래형 자 동차를 위한 요소기술은 포함돼 있지 않다.
압축공기 이용하는 자동차
압축공기를 이용한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기존 내연기관을 개선하는 형태에 가깝다. 즉 차량을 운행하고 남은 힘으로 공기를 압축해 탱크에 저장하고, 이 압축공기를 이용해 내연기관의 출력을 높이는 것.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시내도로 주행에서는 64%,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12%의 연비향상 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해 고가의 전기모터, 배터리 등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초보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누가 먼저 상용기술을 개발하느냐가 관건인 상태다.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개발된 요소기술은 향후 압축공기만으로 작동되는 미래형 자동차와 연계성을 가질 수 있다. 프랑스는 이미 이 같은 자동차 개발에 나선 상태다. 실제 프랑스의 자동차 엔지니어링 업체 MDI는 지난해 에어포드라고 불리는 자동차의 시제품을 발표했다.
에어포드는 차량에 공 기를 압축시킨 탱크를 장착하고, 이 탱크에서 분출되는 압축공기를 이용해 차량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에어포드의 최대 강점은 완전 무공해 차량이라는 점. 이 업체는 지난 3월 열린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에어포드를 공식 발표했다.
이 차량은 야간에 전기를 이용해 컴프레서로 압축공기를 채우고, 약 175ℓ의 압축공기만으로 최대 2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에어포 드는 3인승으로 무게는 220kg, 속도는 시속 45.70k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압축공기만 이용하는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우선 실린 더 내에 압력이 높은 압축공기를 집어넣어 피스톤을 작동시키는 형태가 있고, 실린더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든 뒤 압력 차이를 이용해 외부의 공기를 급속히 빨아들여 피스톤을 움직이는 방식이 있다.
물론 에어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압축공기만을 이용하는 자동차를 주도적인 미래형 자동차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의 자동차 시장이 현재의 내연기관처럼 한 가지 기술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공존한다고 보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선 전기 공급 자동차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해 주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이다. 바로 전기자동차가 가진 배터리의 제약을 한순간에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라디오 전파나 휴대폰에 사용되는 전파와 같은 방식으로 전기를 무선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무엇보다 공중으로 흩어져 낭비되는 전기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로바닥에 전기도선을 얕게 묻고 15cm 내외의 근접거리에서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온라인 전기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무선 전기 공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산하 IT융합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 중인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도로바닥을 10cm 깊이로 파내고, 여기에 폭 60cm 내외의 구리박막형 전기도선을 깐다는 개념이다.
이 전기도선 위를 일반 아스팔트나 특수 에폭시 수지 등으로 덮어 도로 표면에서 전기도선까지는 약 5cm의 간격을 유지 하게 된다. 온라인 전기자동차의 차체 아래에는 자기유도방식으로 전기를 공급받는 집전장치를 달아 도로를 달리며 전기를 공급받게 된다. 얼핏 보면 황당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자기유도방식의 무선 전기 공급 기술은 이미 개발된 상태고, 해외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자동차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도로에 구리박막형 전기도선을 깔기 위해서는 km당 10억 원, 대규모 구축 때에는 6억 원 이하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할 때 이 같은 전기도선을 포함시키면 비용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약 30~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의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도로도 주행하도록 설계된다.
이 정도의 배터리는 기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크기의 5분의 1수준으로 배터리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IT융합연구소는 올 상반기 중 일반 버스나 승용차 형태의 온라인 전기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일반 차량의 바닥 높이인 15cm 간격으로 무선 전기를 공급할 경우 약 70%의 에너지 효율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0%의 에너지 효율이란 전기를 생산하는데 100의 에너지가 투입됐을 때 전기공급망을 거쳐 온라인 전기자동 차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70이라는 의미다. KAIST의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배터리가 아닌 도로 인프라와 전기공급망을 에너지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전기자동차가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전기 공급원으로 도로 인프라를 이용함으로써 전기자동차를 구입할 때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주차장에 충전을 위한 배선망을 구축할 필요성을 없애준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온라인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도로를 달리면서 동력을 얻고 예비용 배터리까지 충전할 수 있다”며 “도로에 일종의 전기 플러그가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
미래형 자동차의 또 다른 지향점은 자동차에 로봇과 같은 지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기술 개념은 단순하다.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능형 로봇을 자동차 형태로 만든 것. 하지만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의 개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설령 이 같은 로봇이 개발되더라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자율주행할 수 있으려면 고도의 기술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현재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는 연료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휘발유를 사용하건, 수소를 사용하건 관계없이 자동차의 자율주행 능력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단지 자동차에 전자식 제어장치가 도입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동일하다.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는 로봇 스스로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계식 제어장치로는 이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자동차는 상당부분 전자식으로 제어되기는 하지만 핸들, 수동 변속기, 브레이크 등 핵심 동력계통은 대부분 기계식으로 제어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일부 고급 차량들을 중심으로 기 계식 제어장치들이 점차 전자식 제어장치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버튼 조작만으로 변속이 가능한 변속기를 채용하거나 브레이크 장치 역시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야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페달 밟는 것을 전자신호로 변환, 브레이크 모터를 작동시키는 기술들이 도입되고 있는 것.
만일 자동차의 모든 제어기능이 전자식으로 바뀌고 무인 자율 주행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개발된다면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의 개발은 손쉬워 진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IT기술을 자 동차에 융합시켜 이 같은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및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가 주요 동력원인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 ESTRO와 도로의 각종 인프라를 이용해 무인주행을 구현하는 차량자동유도기술이 그것이다. ESTRO는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GPS 장치, 가속도 센서 등 을 자동차에 장착하고 로봇처럼 무인 자율주행을 하는 형태다. 요소기술이 자동차보다는 로봇에 더 가깝다.
ETRI는 이 프로젝트의 1단계로 올 6월 대학 캠퍼스나 대형 물 류센터 등 한정된 구내 공간 에서 지정된 위치 사이를 무인 자율주행 하는 로봇 셔틀 형태의 자동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ETRI 지능로봇제어연구팀의 김성훈 팀장은 “최종 목표는 일반 자동차처럼 모든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의 개발이지만 자율주행 능력과 운전자의 안전성을 모두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그랜드 챌린지, 어번챌린지 등 자율주행 무인로봇자동차 경연대회가 열리고는 있지만 기술 수준은 아직 연구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STRO가 자동차 자체의 무인 자율주행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면 차량자동유도기술은 교통 인프라에 센서를 설치하는 형태다. 도로, 신호등, 가로등, 건널목 등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주변에 카 메라·레이더·적외선 등의 센서들을 장착하고 이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취합해 차량을 통제하는 것. 각 센서들은 도로를 주행하는 모든 차량과 주변 사물에 대한 데이터를 중앙컴퓨터로 전송하고, 차량은 이 중앙컴퓨터와의 통신을 통해 통제받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차도를 무단횡단하고 있다면 ESTRO는 차량의 센서가 보행자를 탐지, 속도를 줄인다. 반면 차량자동유도기술은 가로수 등에 부착된 센서가 보행자를 탐지하며, 이를 통보받은 중앙컴퓨터에 의해 이곳에 진입하는 차량들의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차량자동유도기술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의 구분 없이 조향장치, 브레이크, 변속기 등이 전자식 제어장치로 바뀌면 곧바로 적용 가능하다는데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ETRI 텔레매틱스 연구부의 장병태 박사 연구팀은 초기단계의 무인 자율주행 기술의 하나로 오토 발레파킹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오토 발레파킹은 운전자가 현관 앞에서 하차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빈자리를 찾아 주차했다가 운전자가 호출하면 현 관에 대기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각종 센서와 차량 추적 장 치, 통신망 등을 건물 주변과 주차장에 설치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도 손쉬운 편이다.
장 박사는 “1단계로 오토 발레파킹 연구가 완료되면 2단계부터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인 자율주행 기술개발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AIST와 ETRI 등 국내에서 개발 중인 미래형 자동차는 현재의 기술력으로 5~10 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한 것들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인터뷰] 정동수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장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는 무엇보다 국가차원의 연구개발을 서둘 러야 합니다.” 정동수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장은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산업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음은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 구원 시절 국내에 LPG 차량의 도입과 연구개 발을 주도한 장본인이자 천연가스와 디젤을 함께 사용하는 혼소엔진 개발의 주역이기도 하다.
Q.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 시급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전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했던 미국 자동차업계의 몰락을 보십시오. 이들이 국내 자동차업계보다 기술력이 낮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물 론 몰락의 단초는 미국 발(發) 금융위기가 제공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요인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3~5년 전부터 미래 기술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이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핵심 원 인인 것이죠.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그동안 휘발유 자동차의 성능 개선이나 고급화에만 주력했을 뿐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이외의 미래형 자동차 개발 에는 둔감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미래형 자동차 분야의 기술개발 주도권은 현재 일본에게 넘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우리가 미래형 자동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미국 자동차업계가 버텨낸 시간의 절반 정도만으로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업계의 몰락은 결국 국가산업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만큼 미래형 자동차 연구개발에 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Q. 국내에서도 이미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A.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미래형 자동차 연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기술은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아무리 기술을 개발해 낸다고 해도 선진국의 특허범위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합니다. 현재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국내 자동차업계가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유럽형 디젤자동차 개발에 신속하게 대처했고 이 분야에서 상당 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해야합니다.
Q. 연구 방향의 수정이 필요한 사례를 들자면?
A. 최근 국내에서 LPG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 자신 또한 과거에 LPG 차량의 연구개발, 그 리고 LPG와 디젤을 함께 사용하는 혼소엔진의 개발에 참여했지만 이는 잘못된 연구 방향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확대되면서 다량의 LPG가스가 부산물로 생산됐고, 이의 활용 성을 찾아야 했지만 현재는 LPG 차량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국내 LPG 수요의 60%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경유는 국내 수요를 충당 하고도 물량이 남아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 상태에서는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아니라 디젤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 한층 경제성 있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Q. 디젤자동차는 공해물질 배출이라는 한계가 있는데?
A. 육안으로 확인되는 크기의 공해물질은 디젤자동차에서 다량 배출 되지만 휘발유나 LPG, 천연가스 차량은 나노크기의 미세한 공해물질 을 배출합니다. 디젤자동차의 공해물질은 인체의 호흡기 등을 통해 걸 러낼 수 있지만 휘발유, LPG, 천연가스 차량의 공해물질은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죠. 현재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나노크기의 입자에 대한 배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LPG나 천연가스 차량은 연비가 낮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연료 소비량이 많아 공해물질 배출량도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국내용으로 머물 가능성 이 큽니다.
Q. 온라인 전기자동차의 기술적 가치는?
A. 현재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핵심 트렌드는 단연 하이브리드 자동차 입니다. 이는 아직까지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최고의 기술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하게 된다면 세계시장을 주도할 고유의 미래형 자동차 기술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단어를 들으면 일본 혹은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연상되듯이 한국이 온라인 전기자동차의 선두 주자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특히 제주도와 같이 청정지역을 표방하는 곳에서 온라인 전기자동 차를 상용화했을 경우 세계 각지에서 이를 역할모델로 삼을 것이 자명 합니다.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기술이 한 가지가 아니라면 온라인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라도 완벽하게 주도권을 쥐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