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TV, MP3플레이어, PMP 등 AV기기의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이제 이어폰은 휴대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휴대폰 자체에 스피커가 내장돼 있기는 하지만 지하철, 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이어폰 없이 TV를 틀었다 가는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단 1분도 버텨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집을 나설 때마다 이어폰을 챙기는 것이 꽤 귀찮다는 점이다. 어쩌다 이어폰을 두고 나오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심심한 일상을 보내야 한다. 지난 1998년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이어폰 내장 휴대폰’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아이템은 명칭 그대로 이어폰이 내장돼 있는 휴대폰 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장 이어폰의 채용에 따른 휴대폰의 부피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어폰이 스피커의 역할까지 겸하도록 설계했다.
휴대폰의 스피커가 위치하는 정면 상단부에 휴대폰과 와이어로 연결되어 있고 탈착이 가능한 이어폰을 부착한 것. 때문에 사용자는 이어폰이 필요할 때마다 뽑아내 귀에 꼽기만 하면 된다. 이 내장형 이어폰의 최대 장점은 별도로 이어폰을 챙겨 야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건망증이 심한 사람도 결코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일견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아이템 같지만 지난 2006 년 공식 특허로 등록된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지금껏 관련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왜일까. 정확한 속내야 알 수 없지만 내구성의 한계를 인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스피커와 겸용한다는 점에서 자칫 이어폰으로 사용하던 중 와이어가 손상되기라도 하면 스피커 부재 상태에 이르게 돼 휴대폰 전체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