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인 ‘퓨전 하이드로젠 999’를 만든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더 이상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분야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이 회사의 하이브리드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부문 수석엔지니어인 스코트 스탠리는 “앞으로 연구개발비 투자의 무게 중심이 기존의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분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핵심 트렌드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에 있다는 것이 이 같은 판단의 이유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포드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GM, 크라이슬러 등 굴지의 기업들까지 부도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 당장의 현실적 수익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포드는 얼마 전 선보인 퓨전 하이브리드와 밀란 하이브리드 모델에 더해 내년 중 트랜지트 모델의 전기자동차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12년까지는 새로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발도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다면 포드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연구는 당분간 전면 중단되는 것일까.
스탠리 수석엔지니어는 이에 대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단행되는 것이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유럽 등지에서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도로주행 테스트는 변함없이 계속 진행될 것이며 관련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