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인식하고 판단하는 무인항공기

미래 유망 10大 기술 : 우주항공

무인항공기란 조종사 없이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 또는 비행체 스스로 주위 환경을 인식해 자율 비행하는 항공기를 말한다. 현재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대부분 군용을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글로벌호크·프레데터·리퍼 등의 무인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월 미 국방부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22의 추가 구입을 중단하는 대신 무인항공기의 구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미군이 향후 10년 이내에 지상공격기의 3분의 1을 무인항공기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무인항공기는 무인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자동 비행과 이착륙을 제외하면 장애물이 없는 고공을 비행하는 것이 보다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인항공기의 미래는 대형화를 통해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수송기와 여객기, 공중급유기, 그리고 최대 5년간 비행할 수 있는 장기체공 항공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초소형화를 통해 각종 탐사에 사용되는 곤충 크기의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도 미래의 청사진이다. 중대형 무인항공기의 동력은 제트엔진과 프로펠러를 사용하게 되고, 초소형은 전동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전동모터를 사용하는 초소형 무인항공기의 경우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의 무게가 가장 큰 장애물이지만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은 최근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24시간 비행을 목표로 하는 무인항공기 이온 타이거를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의 권세진 교수팀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소형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무인항공기 기술은 GPS 장치와 고도계 등을 이용해 사전에 지정된 장소를 비행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목표지점까지 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확보된 지도정보를 토대로 한 경로설정이 필요하다.

경로설정은 이륙에서 착륙까지의 전과정을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고, 이 구간 단위로 비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 무인항공기의 비행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자동 비행과 자동 이착륙 과정이다. 프레데터의 경우 매년 전체 운용대수의 약 16%가 이 착륙 과정의 사고로 손실되고 있다.

무인항공기의 비행제어 분야를 연구 중인 KAIST 항공 우주공학과의 심현철 교수는 “무인항공기를 개발하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자동 이착륙 능력을 갖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무인항공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종사의 역할인 상황인식과 상황판단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상황인식은 사전에 입력된 지도 정보 이외에 갑작스러운 장애물이나 기후변화 등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상황판단은 상황인식을 통해 파악된 정보를 토대로 비행 목적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즉 미래의 무인항공기는 A지점을 촬영하거나 공격하라는 명령만 내리면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가 된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무인항공기 연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 중인 스마트 무인기와 국방과학연구소가 추진 중인 중고고도 무인정찰기가 대표적이다.

오는 2012년 개발이 완료되는 스마트 무인기는 헬 리콥터와 프로펠러 항공기의 장점을 결합한 틸트로터 기술을 채택한 것으로 각종 감시 및 정찰 목적으로 사용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