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에서처럼 혀를 깨물면 정말로 사망에 이르게 되나?

사극을 보다보면 자결을 할 때 혀를 깨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1987년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발사고의 범인 김현희 씨가 바레인에서 국내로 압송됐을 때 입에 재갈을 물고 있었던 것도 혀를 깨물어 자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혀를 깨물어 절단이 되면 정말로 사망에 이르게 될까. 혀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체의 상태를 훨씬 많이 반영하는 신체기관이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혀를 심지묘(心地墓), 즉 ‘심장의 싹’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 같은 혀가 절단될 경우에는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혀의 기능이 중단돼서가 아니라 과다출혈 때문이다. 실제 혀의 한가운데에는 동맥이 흐르고 있다. 동맥은 정맥에 비해 혈압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것이 잘리게 되면 엄청난 양의 피가 분출된다. 바로 이 출혈을 빨리 막지 못했을 때 과다출혈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와 달리 혀가 잘린다고 무조건 죽지 않는다. 과거에는 이를 신속하게 치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혀를 깨무는 것 자체가 죽음과 직결됐지만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해 신속한 치료만 받는다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물론 혀가 절단됐을 때의 사망 가능성은 어느부분이 얼마나 잘렸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혀를 깨문다고, 혹은 혀가 잘렸다고 해서 모두 죽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