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00m를 9.69초에 주파하며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그의 속도는 시속 36.8km나 됐다. 하지만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불리는 볼트도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달릴 수는 없다.
물 위를 달리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에 버금가는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응용수학과 교수인 존 부시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성인 남자가 물에 빠지지 않으면서 물 위를 달리려면 시속 112km를 내야 한다.
사실상 사람이 물 위를 걷거나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물 위를 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빠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례로 물 위를 달리는 도마뱀으로 유명한 바실리스크 도마뱀의 경우 발로 물 표면을 밟을 때 발 주변에 형성되는 공기주머니에 힘입어 물에 빠지지 않는다. 물론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바실리스크 도마뱀은 이 공기주머니가 사라지기 전에 발을 들어 올려야 한다.
이 도마뱀이 물 위에서 초당 무려 20번이나 발걸음을 내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하려면 다리에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만일 사람이 이 같은 동작을 따라 하려면 보통 사람보다 15배나 강한 다리 힘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물 위를 걷는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성서의 기적을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오락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미국 매사추세츠 주 소재 웨이브워크사가 개발한 ‘물 위를 걷는 신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형 카약처럼 생긴 이 1.8m짜리 신발을 신으면 누구나 손쉽게 물 위를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