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동아시아 특유의 과일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이 원산지다. 종류는 크게 단맛이 나는 단감과 떫은맛이 나는 땡감으로 나뉘는데,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단감 재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곶감은 땡감으로 만든다. 땡감이 완숙되기 전에 수확해서 껍질을 벗겨낸 다음 건조시키는 것. 이 곶감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그토록 떫은맛을 냈던 땡감이 곶감이 되면 너무나도 단맛이 난다는 사실이다. 건조 과정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첨가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 같은 맛의 변화는 감에서 떫은맛을 내는 주범인 타닌(tannin) 성분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타닌은 주로 감의 중심부와 씨앗 주변부에 다량 분포돼 있는데, 익지 않은 땡감을 먹기라도 하면 혀가 마비되는 것 같은 극심한 떫은맛을 느끼게 된다. 이와 달리 곶감에서 떫은맛이 나지 않는 것은 타닌의 물성이 수용성에서 불용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땡감의 타닌은 수용성이라서 입속의 타액에 녹아들며 떫은맛을 내지만 곶감이 되는 과정에서 과실 내부의 호흡에 의해 산화돼 불용성이 되는 것이다. 결국 타닌은 땡감과 곶감에 모두 존재하지만 곶감에서는 우리의 혀가 이를 감지해내지 못해 단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감 외에도 타닌을 함유한 과일은 또 있다. 포도도 그중 하나. 포도주를 마실 때 느껴지는 씁쓸하고 떫은맛의 근원이 이 타닌에 의해서다. 포도의 타닌 성분은 주로 씨, 줄기, 그리고 껍질에 많이 함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