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SCI PROFILE: 네이선 알더
네이선 알더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지난 2006년 브라질 해안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때였다. 그는 여름휴가 동안 브리검 영 대학을 떠나 배낭을 메고 세계를 여행하며 고급 스쿠버 다이버 자격증을 따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스쿠버 다이버 세미나에서 그는 다이버들이 드라이 슈트 내부에 아르곤 가스를 충전시켜 차가운 수온 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 것을 보았다. 전직 스노보드 강사였던 그는 아르곤 가스를 쓰면 스키어들과 스노보더들의 체온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르곤 가스는 스코틀랜드의 화학자 램지와 영국의 물리학자 레일리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지구 대기의 0.93%를 차지하고 있는 아르곤 가스는 고온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전구나 용접 등에 사용된다.
알더는 스쿠버 다이버 세미나가 끝난 후 대학으로 돌아왔다. 그는 화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학에 대해 딱히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었지만 가스를 단열재로 쓰는 것에 대해 깊이 골몰했다.
현재 28세인 알더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때는 아르곤 가스에 독성이 있는지, 가연성이 있는지도 몰랐지요."
알더는 연구를 통해 아르곤 가스가 불활성이며, 컴퓨터 연구실의 화재를 진압할 때도 쓰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뭔가를 진행시키기 시작했다. 브리검 영 대학의 경영대 및 공대 학생들을 끌어모아 아르곤 가스를 넣기만 하면 방한 성능이 발휘되는 방한복 개발팀을 결성한 것이다.
방한복 개발팀은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브리검 영 대학의 발명 콘테스트에 뛰어들었다. 그들이 처음 만든 시제품은 아르곤 가스를 넣은 플라스틱 베개였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전례가 없을 만큼 뛰어났다. 예전에 누가 아르곤 가스를 방한용으로 쓸 생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콘테스트에서 5위에 그쳤고, 팀은 해산됐다.
하지만 알더는 이 일에 병적으로까지 집착했다. 공대에 있던 동료 학생들은 제대로 된 시제품 개발에만 7만5,000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알더는 인터넷과 다양한 무역 전시회를 돌아다니며 저렴한 부품을 구했다.
그 결과 그는 총액 100달러 정도밖에 안 되는 가정용 와인보존시스템, 자전거펌프, 의료용 정맥주사 밸브, 리복 펌프 농구화 등을 부속으로 삼아 시제품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시제품은 보란 듯이 잘 작동했지요."
방한복 개발팀은 재건됐고, 알더와 그의 동료들은 이 기술을 가스 인슐레이션으로 부르기로 했다. 또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실험했다.
개발팀은 아르곤 가스를 넣은 조끼가 솜털이나 합성섬유 단열재를 널은 조끼보다 무게 및 두께 대비 단열성이 우수하며, 젖었을 때도 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았다. 알더는 이렇게 말한다. "아르곤 가스는 어떤 소재와도 상대가 안 됩니다."
5가지의 특허를 받은 방한복 개발팀은 세계 최대의 에어백 제조회사와 함께 4가지의 아르곤 가스 조끼와 캠핑 패드를 제조하고 있다. 그 외 여러 곳의 대규모 아웃도어 의류 제작업체들도 클라이밋 노블텍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라이센스 생산을 검토 중이다.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알더는 그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모습에 기뻐하고 있다. "저는 돈이나 명예 때문에 기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결책을 만든 것이 기쁩니다. 저는 항상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특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