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야수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것은 야구에 관련된 각종 수학적 계산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다. 야구에는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가령 지터가 방어하는 야구장의 면적은 얼마나 되나? 공은 얼마나 빨리 움직이나?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가 공을 잡지 못할 확률은 어느 정도 되나?
이번 오프시즌에 방송기술 전문기업인 스포츠비전은 야수 추적용 카메라 시스템을 야구장에 설치, 정확한 방어율 통계를 낼 것이다. 스포츠비전의 필드 FX 카메라 시스템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이 때 피사체 인식 소프트웨어가 각 야수와 주자, 그리고 공을 식별한다. 게임이 끝나면 이 카메라 시스템은 모든 움직임에 관련된 데이터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공의 궤도는 어땠는지, 야수는 얼마나 멀리 달렸는지 등이 바로 그것. 스포츠비전의 야구 관련 상품 부장인 라이언 젠더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외야수가 공을 멋지게 잡으면 그가 움직인 속도와 이동경로를 데이터와 비교합니다. 그리고는 80%의 선수들은 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해냈다고 관객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는 이 같은 정보를 통해 오류를 정확히 알려주는 정량화된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야수 추적용 카메라 시스템으로 얻은 데이터는 각 팀들이 우수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계약을 맺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올 여름 야구경기 방송 중 경기내용에 대한 심층 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카메라 시스템에 가장 군침을 흘릴 사람은 통계 마니아들이다.
야수 통계모델을 작성하고 있는 와튼 스쿨의 통계학자 세인 옌센은 이렇게 말한다. "기존 통계모델에서는 추측을 배제할 수 없었지만 이제 어떤 선수가 잘하고 못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제 누가 최고의 야수인지 확정할 수도 있지요."
야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
조명탑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컴퓨터에 실시간 피드를 보낸다. 피사체 인식 소프트웨어는 각 선수와 공을 식별하고, 경기 중 그들의 모든 움직임을 기록한다.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예로 들어 야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알아보자.
제1단계: 투구
투수가 홈플레이트 안쪽으로 17cm 파고드는 시속 151km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제2단계: 타격
타자는 이 공을 146km의 속도, 27°의 높이로 쳐낸다. 그리고 공은 3루 베이스에서 30°의 각도로 93m를 날아간다. 이 공의 비행시간은 2초였고, 투구 전 좌익수의 위치로 보건대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제3단계: 캐치
좌익수는 타격 0.5초 후 왼쪽으로 달려가 떨어진 공을 캐치했다. 그는 공을 잡기 위해 시속 34km로 13.5m를 달려갔다. 이는 모든 외야수 가운데 5%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다.
제4단계: 아웃
1루 베이스에 있던 주자가 2루 베이스를 향해 달려가지만 좌익수가 공을 글러브에서 1.25초 만에 꺼내 2루 베이스를 향해 시속 133km로 던졌다. 보통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는 데는 0.75초가 걸리는 만큼 이는 꽤 난이도 있는 플레이였음을 알 수 있다. 주자는 시속 29km로 달렸다. 이는 리그 평균은 되지만 엄청나게 빨리 던지는 공을 추월하기에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