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인프라 개조] MESS #1:TRANSPORTATION

참을 수 없는 교통체증, 괴물 같은 도로 웅덩이, 위험한 도로 결빙 제거 필요

시카고의 도로건설 인부들은 한 달에 무려 6만7,000개의 웅덩이를 메우느라 분주하다. 펜실베이니아의 여러 마을에서는 아직도 100년 묵은 목제 수도관을 쓰고 있으며, 다람쥐 때문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미국의 교량 중 60만개, 도로 640만km, 그리고 하수처리장 3만개가 개보수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대증요법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혁신적 인프라 개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자체 복구가 가능한 도로와 전력선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하수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것이다. 21세기에 걸 맞는 미국의 모습은 하룻밤 사이에 갖춰지지 않는다. 하지만 몇 년 내로 더욱 빠른 광대역 인터넷, 더욱 깨끗한 물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A. 도로 웅덩이 탐지하는 시스템

과제: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와 교량 파악해 보수
진행 상황: 3년 후 시제품 등장 예정

노드이스턴 대학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시스템은 택시, 버스, 트럭 등 도로를 많이 다니는 차량에 음파센서를 장착, 육안에 잘 보이지 않는 도로 웅덩이를 탐지한다. 음파는 노면 아래 90cm까지 파고 들어가 공기구멍이나 작은 균열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지면관통 레이더로 교량의 부식 상태를 살피며, 레이저로는 교량 노면을 탐지한다. 무선 데이터 연결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통제센터에 보내면 통제센터에서는 문제가 생긴 곳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한다.


B. 알아서 눈과 얼음 치우는 아스팔트 오버레이

과제: 눈과 얼음 덮인 도로에 의해 발생되는 교통사고 사망건수 축소
진행 상황: 현재 20개 주의 도로교통국에서 실험 중

세이프레인이라는 이름의 이 새로운 아스팔트 오버레이는 타이어의 마찰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제빙용 소금을 내장하고 있어 눈과 얼음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도로보수 인부들이 눈이 온 당일이 아닌 눈보라가 칠 것으로 예보되기 며칠 전에 소금을 뿌려놓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세이프레인은 에폭시와 고토석회를 혼합한 층을 내장하고 있다.

최대 15년간 제설기에 견디는 에폭시는 부식성 높은 소금이 교량의 철골에 닿는 것을 막아준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은 자료지만 이 제품을 현장에서 5년간 사용해본 결과 겨울철 교통사고의 70%가 감소했다고 한다.


C. 충분한 강도와 유연성 갖춘 다리

과제: 오랜 시간 응력 누적돼 노후화된 교량 교체
진행 상황: 보행자용 버전은 존재하며, 차량용은 10년 내 등장 전망

일반적인 교량은 단단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오랜 시간 응력이 누적되면 무너지고 만다. 응력이란 단위면적 당 작용하는 힘을 말하는데, 하중을 촘촘한 망 형태의 케이블과 압축된 지주 위에 분산하는 장력조합구조를 이용하면 충분한 강도를 가지면서도 유연한 다리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은 피드백 센서를 탑재해 케이블 길이의 미세조정이 가능하고, 과적 트럭이 가하는 응력을 완화하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동 주파수에 반응하는 장력조합구조의 차량용 교량을 개발하고 있다.


D. 도로 상태 감지하고 자체 복구하는 콘크리트

과제: 콘크리트 고속도로를 더욱 똑똑하게 개량
진행 상황: 자가 감지 콘크리트의 현장 실험 진행 중

탄소나노튜브는 압력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나다. 미네소타 주 덜루스 대학의 기계공학과 교수인 순 유는 0.1%의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한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다. 이 콘크리트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균열에 강하며, 똑똑하기까지 하다. 이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전극을 넣어두면 자동차가 지나갈 때 생기는 압력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 저항성을 바꾸면서 그 변화가 전극에 탐지된다. 미래형 버전은 자동차의 속도와 중량을 계산해 도로의 응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토목환경공학 교수인 빅터 리도 새로운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다. 이 콘크리트는 미(未)수화 상태의 시멘트 알갱이를 함유하고 있는데, 공기나 빗물 속의 이산화탄소와 접촉하면 활성화된다. 공기와 빗물은 도로상에 생긴 작은 균열에 잘 들어가며, 활성화 반응으로 칼슘 탄산염 보호막이 생긴다. 이 보호막은 노면을 복구해 통과 하중을 견디게 한다.


E. 선로 없는 고가 철도

과제: 재래식 레일의 3분의 1 가격으로 도시에 철로 부설
진행 상황: 텍사스 교통연구소가 시험용 철로 깔 부지 무상 제공

폭 7.2m의 재래식 철로를 깔려면 수십억 달러의 공사비가 들어간다. 이에 따라 터뷸라 레일은 30m 간격을 두고 서 있는 일련의 고가 링 사이로 선로 없이 열차를 달리게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마치 실로 바늘귀를 꿰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탄소섬유로 만든 120m의 이 열차는 시속 240km의 속도를 낸다. 열차를 움직이는 것은 고가 링에 있는 모터와 모터에 달린 롤러. 즉 롤러가 열차를 밀어내면서 전진시키는 것이다.


F. 스스로 빛을 내는 도로

과제: 도로를 빛나게 만들어 야간사고 50% 축소
진행 상황: 시제품 성능 시범 중

나노형광체는 이름만 들어도 어떤 물질인지 알 수 있다. 태양빛에 노출된 후 어두운 곳에 내놓으면 스스로 빛을 발하는 작은 입자인 것.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과학&산업 연구협회의 연구자들은 이 물질을 시멘트나 페인트에 첨가, 가로등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차로 표지와 도로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제품이 등장하게 되면 조명상태가 좋지 않은 시골길에서 옆 차로를 침범하거나 동물 및 사람을 치는 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현재 이 나노형광체는 몇 시간 밖에 빛을 발하지 못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밤새도록 빛을 낼 수 있는 첨가제를 실험하고 있다


G. 도로에서 에너지 얻는 시스템

과제: 도로 속에 물파이프 부설하고 대수층과 연계해 에너지 확보
진행 상황: 유럽에서 프로젝트 실시 중

네덜란드의 엔지니어링 기업인 움스 아벤호른은 아스팔트 밑에 물파이프 망을 부설, 뜨겁거나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에너지를 얻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물파이프 속을 지나는 물은 여름에는 가열되고, 겨울에는 냉각된 후 펌프를 통해 지하 90m 깊이의 대수층으로 보내진다. 대수층은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말하는데, 인근의 빌딩에서는 그렇게 얻은 온수나 냉수를 사용할 수 있다. 여름에는 저장된 냉수로 도로를 냉각시킴으로서 아스팔트의 연화와 열화를 방지하고, 겨울에는 온수로 도로의 결빙을 막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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