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들은 항상 트랙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뛴다. 이는 사이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모든 트랙경기에서 동일하다. 시계방향으로 주행하는 트랙경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세계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오른손잡이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가 하나의 문화처럼 정례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른손잡이들은 왼쪽 방향으로 돌면서 뛰는 것이 오른쪽방향으로 뛰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인체가 이렇게 적응된 이유는 뭘까. 오른손잡이는 곧 오른발잡이임을 뜻하는데 오른발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만큼 왼발에 체중을 싣고 활동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즉 오른손잡이는 오른발이 아닌 왼발이 더 발달하게 되고 한 발로 무게중심을 잡아본 경험도 오른발보다는 왼발이 훨씬 많다.
의심스럽다면 지금 당장 시험 삼아 한 발로 서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오른손잡이는 왼발, 왼손잡이는 오른발로 섰을 때 더 오랫동안 중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눈을 감고 앞으로 걸어갈 경우 진행방향이 오른손잡이는 왼쪽, 왼손잡이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결국 트랙을 왼쪽으로 돌도록 한 것은 지하철 개찰구, 자동판매기 동전투입구, 카메라 셔터 등의 위치처럼 우리 사회에 무수히 남아있는 오른손잡이 중심 문화의 하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