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에 흐르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부패한 유제품과 하수 속 지방이 친환경 바이오연료로 환골탈태한다

집에서 버터가 오래돼 부패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작년 363㎏의 버터로 만든 벤저민 프랭클린 동상을 선보였던 펜실베이니아 농업박람회의 기획자들은 이를 폐기하는 대신 과학연구에 기증키로 했다.

그리고 지난 여름 미 농업부와 대체에너지기업 블랙골드 바이오퓨얼의 연구자들은 이를 활용, 부패한 고형 지방을 바이오연료로 변환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변환 방법은 이렇다.

일단 지방을 녹인 다음 수분을 제거하고, 메탄올을 첨가한다. 그러면 메탄올이 라드(lard) 속 지방산 연결고리의 맨 마지막 부분에 들러붙어 버터 동상을 187ℓ의 지방산 메틸 에스테르로 바꿔 놓는다. 이를 정제하면 바이오디젤이 되는 것이다. 물론 대량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만큼 다량의 버터 원료를 항상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미 농업부 마이클 하스 박사는 이 기술이 다른 고형 지방인 그리스(grease)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음식점들은 튀김을 만들고 남은 기름으로 바이오연로를 만들고 있지만 설거지를 할 때 그릇에 남아있던 기름은 하수로 유입되는데 연구팀은 여기에 주목한다.

하수 1ℓ에는 보통 5%의 지방이 들어 있어 이 공정을 적용,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 그 가격도 1갤런(3.78ℓ)당 2.5달러에 불과해 콩기름 바이오연료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게 하스 박사의 설명이다.

블랙골드는 내년 초 하수에서 지방을 분리하는 장비를 샌프란시스코의 한 하수처리장에 설치, 바이오연료를 생산한 후 시내버스 연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결과가 성공적일 때는 1년 내 다른 도시에도 관련기술을 도입한다는 복안이다.

오·폐수 바이오연료
매 순간 18억 9,000만ℓ의 오·폐수가 미국 도시의 하수관에서 흘러간다. 이 중 9,450만ℓ가 지방의 일종인 그리스(grease) 성분이다. 이를 1파운드(454g)당 0.02달러에 수거해 가공하면 바이오 연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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