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스트로크 엔진

기계톱 방식 엔진과 유사한 이 엔진이 정말 연비가 ℓ당 42.5㎞나 될까?

자동차의 내연기관은 연료의 화학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구동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효율성은 매우 낮다. 현존 최고의 고효율 자동차 중 하나인 토요타 프리우스도 에너지변환효율은 37%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열과 마찰력으로 소실된다.

이에 내연기관의 에너지 효율 향상은 자동차업계의 최대 숙제다. 완성차 메이커들은 억만장자 벤처사업가인 비노드 코슬라와 빌 게이츠가 미국 미시건주 소재 에코모터스란 회사에 2,3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을 때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이 회사는 향후 연비가 ℓ당 42.5㎞ 이상인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이 엔진의 이름은 대향(對向) 피스톤, 대향 실린더(opposed-piston opposedcylinder) 의 약자인 'OPOC'다. OPOC에는 2개의 실린더가 있으며 각 실린더에는 2개의 피스톤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에코모터스는 이런 설계를 통해 기존 내연기관보다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현존 최고의 가솔린 및 디젤엔진보다 연비를 20%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디젤 OPOC 엔진은 주요 작동범위에서 연료가 지닌 에너지의 무려 48%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엔진은 동급파워의 기존 엔진보다 크기와 중량이 절반에 불과해 차량 중량 감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OPOC의 동력 대부분은 2행정 엔진 사이클에서 나온다. 크랭크축이 1회전 할 때마다 힘을 뽑아낼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된 4행정 엔진은 크랭크축이 2회전을 해야 힘이 추출된다.

다만 2행정 엔진은 공기를 더 많이 오염 시키는 것이 문제다. 연소 사이클이 훨씬 단순해 연료와 오일의 불연소 개연성이 높은 것. 하지만 에코모터스의 존 콜레티 사장은 OPOC는 매우 섬세한 엔진 제어와 전기보조 과급기를 채용, 오염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기보조 과급기는 연소실 내의 공기를 기존 2행정 엔진보다 30% 더 효율적으로 순환시켜 완전연소 비율을 4행정 엔진 수준으로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에코모터스는 또 2개의 OPOC 모듈을 하나로 합친 엔진(위 일러스트)도 개발하고 있다. 이 엔진은 차량 무게에 따라 모듈을 껐다가 켬으로써 연비를 개선한다.

일반적으로 모듈 하나가 꺼지면 연비는 30% 향상된다. 에코모터스의 공동창립자 돈 렁클은 내년 중 300마력급 OPOC 디젤 엔진을 공개 시험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OPOC 엔진은 자동차 전용이 아니다. 올 초 유로콥터는 OPOC 엔진 두 대를 장착한 헬리콥터를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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