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 앞으로 예상되는 미래 그린에너지 측정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특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에너지 생산 효율과 에너지 절감 효율을 각각 2배로 높여 총 4배의 효과를 얻는다는 'KM4GE(KRISS Metrology 4 Gree n Energy)'를 모토를 다양한 연구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에너지로 활용
최근 온도 차이, 누르는 힘 등 그동안 버려졌던 에너지를 회수해 재활용하기 위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기술은 크게 열전과 압전 등 두 가지로 분류된다. 온도차이가 생기면 그 사이에 에너지가 발생하는 데 이를 열전이라 하고, 누르거나 진동을 주거나 회 전시켰을 때 기계적 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압전이라 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온도광도센터 김용규 박사팀은 바로 이 같은 열·압전을 활용한 에너지 변환에 관련된 측정표준을 마련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열전의 적용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일본에서는 온천수와 다른 지층과 의 온도차이를 이용해 발전소를 만들기도 했으며, 태양온도차를 활용 우주선의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자동차의 경우 연료 1ℓ를 소모할 때마다 0.75ℓ의 에너지가 폐열로 증발되는데 이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면 효율을 5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 온도 차이만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전력을 뽑아낼 수 있는 것 이 바로 열전이며 그 부가가치와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단지 아직 재료의 성능이 이 같은 온도차를 극복할 만큼 성능이 완벽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이에 고효율 열전 재료 분야는 최근 큰 가능성을 가진 연구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압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번 압력을 가해 누를 때마다 전력이 발생된다. 일본의 지하철, 그리고 파도를 통해 바다 위의 드럼통에서 전기를 뽑아내는 설치등대 등의 사례가 바로 그 실례다.
이와 같은 열전과 압전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는 측정기준이 필요하다. 제품 평가를 위한 측정 장비, 인프라 등 표준시스템이나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표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는 인증 표준 물질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시스템 평가방법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떤 절차에 의해 평가할 것인지의 과정에 대한 기준안 제시도 요구된다.
표준시스템 및 인증 표준 물질 필요
김 박사팀은 열을 전기로 변환하거나, 전기를 열로 바꾸는 열전 에너지 변환효율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 세 가지 연구를 추진 중이다. 먼저 연구팀은 나노 재료의 열전 효율 평가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나노 크기의 열전재료는 현재 연구된 재료 중 가장 우수한 열전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재료의 평가를 위해서는 평면 주사 방식의 열반 사 마이크로 측정시스템을 이용한다.
이를 활용해 나 노 영역에서의 열전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열전현상에 대한 물리적 현상 규명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박막형 열전 재료의 효율 평가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필름형 열전재료는 소형화, 경량화가 가능하고 유연성을 갖고 있어 인체 부착형 열전발전기, 창문부착형 열전발전 등 폭 넓은 분야에서 활용도가 크다. 이에 향후 국내 연구개발품의 국제적 신뢰도를 향상을 목표로 김 박사 연구팀은 주사형 열전특성 평가장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상용화된 열전 모듈의 특성 평가를 위해 세계 최초로 보호 열판법을 적용한 열전모듈 평가시스템을 개발, 시험운용 중에 있다. 3차원 열전모듈은 자동차 엔진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자동차용 냉?온장고에 활용하는 등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소형 열전모듈은 또 앞으로 컴퓨터 CPU 냉각장치로도 활용폭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 확립을 위해 측정표준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현재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동일한 평가 장치를 개발 중에 있지만 한국이 가장 먼저 연구에 착수해 선도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는 상태다.
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나노, 필름, 모듈형 열전재료가 측정표준에 기반해 국제적 신뢰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타 연구기관 및 대학교의 연구결과를 보증할 수 있는 측정시스템과 절차, 인증 표준 물질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개발한 인증 표준 물질은 산업체나 대학에서 개발한 열전재료의 성능을 자체적으로 평가할 때 기준 물질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한 열전재료의 품질이 국제측정 표준에 소급되어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태양전지 상용화 위한 측정표준
이와 함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상용 태양광발전소가동이 잇따르면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열기도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나라에는 태양전지 제조공정을 위 한 측정표준이 전무했다. 그리고 이는 분명한 산업 활성화 의 저해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화합물 박막을 구성하는 성분 원소들의 비율은 태양전지 성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표준 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나노 소재평가센터 김경중 박사 연구팀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태양전지 측정표준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박사는 지난 10여 년간 차세대반도체의 측정 분석 연구에 주력해오면서 다층 박막·합금박막·도핑박막 등 다양한 인증 표준 물질(CRM) 개발의 성과를 올린 반도체통이다. 태양전지가 바로 반도체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이번에 태양 전지 측정표준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
김 박사는 "제조 공정에 요구되는 주요 측정분석 기술의 국가표준을 정하고 CRM을 개발ㆍ공급하는 등 산업 현장의 측정표준 확립이 태양전지 상용화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2세대 구리ㆍ인듐ㆍ갈륨ㆍ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측정분석 기술 개발과 주성분 정량 분석에 대한 표준안 마련 등 체계적 표준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생산단가는 대폭 낮추면서 효율은 우수한 3세대 실리콘 양자점 태양전지의 개발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양자점 태양전지의 특징은 일반 실리콘 태양전지가 활용하지 못했던 태양광까지 광전 변환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실리콘 태양전지는 실리콘의 밴드 갭(band gap)이 작아 태양광 중 적외선만 광전 변환의 재료로 쓰지만 양자점 태양전지는 실리콘을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구조체로 제작, 밴드 갭을 높임으로써 가시광선 영역의 광전 변환 능력을 지닌다. 따라서 동일한 양의 햇빛을 받아도 양자 점 태양전지가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미 표준연이 보유하고 있는 나노 소재 제작기술과 특성평가기술을 적용, 양자점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아직 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24%)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미래가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박사는 "향후 산ㆍ학ㆍ연 협동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태양전지 메트롤로지 연구기반이 갖춰질 것"이라며 "측정표준 제공은 상용화를 앞둔 태양전지 산업에 필수적이므로 국가적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