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2일] 창업열기 촛불처럼 번질까

기자의눈(사진 화상데스크) 창업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살리려는 이명박 정부의 복안이 모두 공개됐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6월11일 대통령 주재로 열렸던 ‘성장전략회의’에서 발표한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이어 1일 정책자금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창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쓰는 정책수단 중 ‘실탄’이라 불릴 수 있는 연간 3조원의 자금을 내년부터 4년간 어디에, 얼마나 쓸지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기업의 경영 안정에 역점을 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창업부터 구조조정까지 기업활동의 전과정을 지원했다면 이번 대책은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진 ‘이명박 색깔’이 뚜렷하다. 일단 창업자금이 6,4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대폭 늘었다. 일자리를 만드는 만큼 금리를 깎아주고 창업초기에 금리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초기금리를 할인해주는 방식도 도입됐다. 이론상으로는 연 0.82% 금리만 물고도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제 이런 ‘비즈니스 프렌들리’ 환경에서 창업만 해주시면 된다는 것이 정부의 바람이요, 애원이다. 하지만 바깥 분위기는 정반대. 냉기가 흐른다. 새로 창업하는 것은 고사하고 돌아가고 있는 기업도 멈추게 생겼다.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넘보고 있고 금리와 환율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소비ㆍ투자심리는 고드름처럼 얼어붙었고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내리 감소하고 있다. 매달 평균 4,600~4,700개씩 생기던 신설법인은 5월 4,100여개에 그쳤다. 엎친 데 겹친 격이라고 연이은 촛불집회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소상공인들은 ‘못 살겠다’며 호소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경제 전문가인 이 대통령은 “경제는 심리”라고 즐겨 말한다.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뽑자 기업인들이 일제히 환영 의사를 내보였던 것도 이런 ‘심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금리를 좀 싸게 준다고 창업에 뛰어들 사람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 창업정책에 앞서 필요한 것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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