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기업 어메니티를 생각할 때

산업의 시대를 넘어 지식문화의 시대로 진입한 우리 경제의 규모는 옛날보다 월등히 커졌다. 기업들의 수도 확실히 더 늘어났고 생산과 수출 물량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대됐다.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소득이나 생활수준도 옛날보다는 분명히 더 나아졌다. 그렇다고 근로환경과 삶의 질이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좋아졌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한다. 왜 그럴까. 과거의 산업입지 정책은 대규모 개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장용지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조성돼 공공시설이나 기업지원시설은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개별 입지는 난개발이 이뤄지고 무분별하게 자연녹지를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시장ㆍ자본ㆍ노동ㆍ접근성 등을 입지조건의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해 공간의 계획적 배치나 시스템의 효율화 및 삶의 질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 다국적기업들은 첨단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공장입지 결정에 있어 도시환경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손꼽는다고 한다. 이제 획일적으로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정책보다는 기업의 어메니티(amenity)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어메니티는 `쾌적한` `기쁜`의 감정을 표현하는 라틴어 아모에니타스(amoenitas) 또는 `사랑하다`는 뜻을 가진 아마레(amare)가 그 어원인 말로 사람이 어떤 사물이나 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는 감흥인 `쾌적성`을 의미한다. 산업사회에서는 인간의 생활 형태까지도 단순한 생산의 형태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으나 생산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움직여주기를 기대하던 시대는 지났다. 건축물의 디자인과 안팎의 녹지공간 조성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자연친화성, 조용함과 깨끗함, 여유로움이 넘치는 아름다운 공장에 편리한 보행공간을 조성해 종업원ㆍ고객ㆍ지역주민에게 쾌적성을 보장해주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아직 설익은 용어로 들릴지 모르지만 앞으로 어메니티의 개념을 경영의 중심축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나서 종업원의 만족도 향상과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김동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