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다시 불붙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란…가트너 "2019년이면 꺾여" vs 박성욱 "2020년엔 더 호황"

가트너, 올 글로벌 반도체 매출

4,000억弗 돌파 예상하면서도

2년후 D램發 역성장 가능성 점쳐

자율주행차 2020년 후 폭풍성장

AI 등 컴퓨팅파워 수요도 늘어나

메모리 반도체시장에 더 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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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비관적 보고서로 촉발됐던 ‘반도체 슈퍼싸이클’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거품이 불과 2년 뒤인 2019년에 빠지고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수익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가트너의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 슈퍼싸이클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한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산업계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꾸준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얘기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2020년 이후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한번 슈퍼사이클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트너는 12일 2017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성장한 4,0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매출이 4,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에 3,000억달러를 넘었고 10년 전인 2000년에 2,000억 달러를 넘었다. 가트너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반도체기업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인텔은 1992년 이후 25년째 ‘반도체 제왕’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가트너는 그러나 2019년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전세계 D램 매출이 24.7% 줄어들고, 2020년 28.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2018년 성장세가 한번 꺾였다가 2019년부터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2019년 전체 반도체 매출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리서치 총괄 앤드류 노우드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은 투자한 만큼 다시 빼앗아 간다”며 “메모리 벤더들이 신규 공급을 늘리면서 메모리 시장 거품은 2019년에 사라질 것”이라며 “삼성은 올해와 내년에 거둘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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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의 이 같은 분석은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에 2018년부터 중국 기업이 만든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반도체 업체들을 대상으로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가 늘면 가격이 떨어지고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020년께 다시 한번 기록적인 슈퍼싸이클을 맞을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SK하이닉스 수장의 입에서 나왔다. 박 부회장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17’에서 ‘메모리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부회장은 “AI 구현에는 컴퓨팅 파워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0년 이후 크게 성장할 것”이라면서 “그 시대가 오면 다시 한 번 더 반도체가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또 2020년에는 반도체가 들어가는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의 숫자가 전 세계 인구보다 7배 이상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C에서 모바일·웨어러블 등으로 전자제품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면서 CPU가 중심이 아닌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메모리 센트릭’ 시대가 올 것이란 얘기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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