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향 내려가야 하는데"…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시민 불편 커져

수도권 전철 평시대비 82%만 운영

KTX·새마을호·무궁화호도 감축운행

"지하철이 '지옥철' 같았다" 불만도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역 승차권 판매소에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지어 서 있다. /이희조기자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역 승차권 판매소에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지어 서 있다. /이희조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이 본격화한 21일 오전 출근 시간대 서울역과 서울 일부 지하철역은 원하는 시각에 열차에 타지 못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운행 가능한 KTX, 무궁화호 등 기차와 수도권 광역전철 운행이 줄면서 기차가 운행 취소되거나 전철 운행 간격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노조 산하 필수유지업무 인력을 제외한 모든 인력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이틀째 진행하고 있다. 전날은 노조가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하고, 코레일도 출근 시간대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교통대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출근 시간대 파업이 이뤄져 수도권 광역전철, KTX, 일반 열차, 화물 운송열차 등의 운행 중단이나 연착이 빚어졌다. 수도권 광역전철은 서울 지하철 1, 3, 4호선과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을 포함한다.

타려고 했던 열차의 운행이 취소된 시민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정모(51)씨는 “오전 7시50분 KTX를 타고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려고 했는데 파업으로 인해 오늘은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울역에 도착해서야 알았다”며 “이 열차를 타지 못하게 되는 바람에 다음 열차 운행 때까지 길바닥에 시간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모(22)씨도 “아침 일찍 출발하는 기차표를 사려고 새벽에 나왔는데 몇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허탈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출근을 위해 수도권 광역전철을 이용한 시민들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파업 이후 갑자기 감소한 지하철 운행 대수로 지하철 역사에는 여러 개의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출근한 이모(26)씨는 “오늘 출근 때 지하철은 ‘지옥철’ 같았다”면서 “평소에도 사람이 많지만 철도노조 파업이라고 하니 승객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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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서울역 알림판에 철도노조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희조기자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서울역 알림판에 철도노조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희조기자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82%로 운행한다.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대에 열차와 인력을 집중 투입해 출근 시간 92.5%, 퇴근 시간 84.2%의 운행률을 유지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출근 시간대 열차 운행이 8%가량 감축된 것이어서 이날 직장인들은 출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코레일에서 목표로 한 KTX 운행률은 평시의 68.9% 수준으로 떨어진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도 각각 58.3%, 62.5%로 운행률이 낮아진다. 화물 열차의 경우 운행률이 30% 수준까지 내려가 수출입 업체의 물류 운송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외버스, 지하철 등 대체교통수단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RT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으며 SRT 입석표를 판매 중이다. 또 대체수요가 여유좌석을 초과하는 경우 전국고속버스조합에서 예비버스 125대와 전세버스 300대를 투입해 3만9,000석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고된 파업임에도 결국 이를 막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열린 자세로 노조와 대화해 이번 사태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사측에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4조2교대 근무형태 변경을 위한 안전인력 충원, 4% 수준의 인건비 정상화,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KTX·SRT 고속철도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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