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바이든, 中北에 초강경…국익 위해 냉철히 결단할 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겨냥해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독재를 미래의 추세로 여기고 민주적 뼈대가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가 보는 앞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기초과학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 강경 메시지도 전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한 뒤 “북한이 긴장 고조를 택한다면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이 직접 중국·북한 때리기에 나섬에 따라 앞으로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동맹국의 대중(對中) 전선 동참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을 견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정상 회의 개최 등을 통한 중국 포위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바이든은 25일 유럽연합(EU) 정상 회의에도 참여해 중국·러시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럽의 협력을 당부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는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중국·북한을 겨냥한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중국·북한 달래기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강력 비판한 미일 외교·국방 장관(2+2)의 공동성명과 달리 한미 2+2 공동성명에서는 중국 비판, 북한 비핵화 관련 언급이 빠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는 ‘미사일’이라는 단어조차 쓰지 못하고 ‘발사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냉철하게 판단해 결단하지 못한 채 줄타기 외교를 계속하면서 대북 환상에 젖어 눈치만 본다면 ‘국제 외톨이’가 될 수 있다. 우리 국익을 지키고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에 중심을 두고 중국의 팽창주의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논설위원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