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 중대선거구제 포문 열었지만…與 정개특위 8명 중 7명이 '유보'

[국회 특위 위원 전수조사]

'尹心' 수호 앞장 친윤계도 침묵

의석손실·내부갈등 난관 수두룩

朱 "합의 어렵단 느낌" 험로예고

野는 7명중 6명이 개편에 찬성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정희용(왼쪽), 장동혁 의원이 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구제 개편 관련 비공개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정희용(왼쪽), 장동혁 의원이 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구제 개편 관련 비공개 긴급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에 불씨를 지핀 가운데 공을 넘겨받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의 절대다수가 유보 입장을 보였다. 집권 여당의 책무를 넘어 당 운영에도 ‘윤심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선거구제 개편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견을 모으는 게 대단히 어렵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험로를 예고했다.



서울경제가 4일 국회 정개특위 위원 17명 중 15명에게 현행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 소속 위원 8명 중 7명이 판단을 유보했다. 7명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도부와의 협의가 우선이다” 등의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고 1명만 “승자 독식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며 찬성했다.

반면 조사에 응한 야당 소속 위원 7명 중 6명은 선거구제 개편에 찬성했다. 6명 중 3명은 중대선거구제에 힘을 실었고 3명은 현행 제도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남인순 의원으로 “위원장으로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은 2명이다.



윤 대통령의 의중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신중론을 유지하는 것은 의석을 대거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시 ‘보수 텃밭’ 영남이 흔들리는 게 불가피한데 과연 손해를 본 이상의 의석을 수도권과 호남에서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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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A 위원은 “중대선거구제는 조심히 접근할 문제”라며 “영남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있지만 호남에서는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이 없다. 수도권에서 (잃은 의석만큼을) 얻을 수 있을지도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영남권 의원들의 저항,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 지역 대표성 훼손 등 협의 과정에서 난관이 수두룩하다는 현실론도 반영됐다. 이 때문에 2024년 총선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의 B 위원은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구제를 흔들면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라면서 “2028년 총선 때 대도시에서 부분적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을 제안했다.

여당의 미지근한 반응은 그간의 태도와 사뭇 다르다. 여당은 3대 개혁,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원칙적 대응 등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천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당 지도부 인사들도 윤심을 얻은 후보들을 사실상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출해왔다. 십수 년간 정치적 구호에 그쳤던 정치 개혁 논의가 올해는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윤심을 관철시키기 위한 여론 조성을 주도해왔던 친윤계도 이번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강원에 지역구를 둬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만큼 리스크를 만들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선거구제를 던진 배경을 두고 여당은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친윤계 당권 주자들의 약점인 ‘수도권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의지를 반겼다. 야당 위원들은 윤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며 호응했다. 다만 개편 방식에 대해서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으로 갈렸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들과 논의의 첫발을 뗐지만 협의가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 옮겨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도 “의견을 모으는 것이 대단히 어렵겠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승배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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