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자이언트 라디오 플라이어

아이들의 장난감이 합법적으로 도로주행이 가능한 트럭으로 변신했다

알래스카에 거주하는 주디 포스터는 작고한 부친이 남긴 1976년형 마쯔다 픽업트럭을 수리하자고 오랫동안 남편 프레드 켈러를 졸라댔다. 하지만 남편은 이를 번번이 거절했다.

지금도 주행에 큰 지장이 없는데다 자칫 실수라도 하면 주디가 소유한 유일한 자동차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2009년 8월 켈러는 그녀에게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 트럭을 고속도로에서 합법적인 주행이 가능한 라디오 플라이어 왜건으로 개조하자는 것이었다. 라디오 플라이어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어린이용 승용 완구로서 켈러는 한 자동차 쇼에 출품된 라디오 플라이어 핫로드 하이브리드카를 보면서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실 켈러는 다수의 모형 항공기를 제작해 상을 받은 적도 있는 아마추어 엔지니어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는 차량의 크기, 핸들의 각도 등 모든 세부 설계를 실제 라디오 플라이어와 동일하게 만들고자 결심했다. 개조의 첫 단계는 트럭의 해체였다.

차체의 바디를 제거하고 타이어, 스파크 플러그, 팬벨트, 라디에이터 호스 등 여러 부속을 교체했다. 또한 픽업트럭의 직사각형 차체를 라디오 플라이어의 직사각형으로 맞추기 위해 전동식 띠톱을 가지고 트럭 뒷바퀴 축 뒷부분을 잘라냈다.

라디오 플라이어의 프레임은 해상용 합판을 썼고 모형 항공기 제작 시 사용하고 남은 PVC 발포재, 에폭시, 유리섬유 등을 활용해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었다. 이렇게 완성된 왜건은 전장이 4.1m, 전폭은 1.8m며 켈러 부부는 날씨가 허락할 때마다 이 지붕 없는 왜건을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 포스터는 말한다.

"아버지가 이 자동차를 봤다면 절 자랑스러워하셨을 거예요. 살아계셨더라도 이 차를 타고 낚시를 가셨을지는 의심스럽지만 말이죠."



HOW IT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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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기간: 11개월
제작비용: 약 1만 달러

핸들

켈러 부부는 어렸을 적 붉은색 라디오 플라이어를 타고 놀았다. 그래서 그들은 차량의 모든 부분을 가급적 라디오 플라이어와 똑같이 재현했다. 특히 핸들은 PVC 파이프와 유리섬유로 완벽히 복제했고 그 각도까지 일치시켰다.
한 가지 다른 점은 핸들이 차체에 고정돼 있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휠캡

합법적인 고속도로 주행을 위해 이 왜건에는 실제 자동차 바퀴가 채용됐다.
하지만 켈러는 라디오 플라이어와 흡사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창고 구석에서 찾아낸 세탁용 세재통의 붉은 뚜껑을 휠 캡으로 부착했다. 그는 이 조치에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인테리어

당초 왜건에는 구형 기아자동차의 시트가 사용됐다. 하지만 포스터는 이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후 부부는 동네의 중고부품상점에서 왜건의 이미지에 걸맞은 검은색 경주용 시트를 구입해 교체했다.
핸들은 실제 왜건 자동차의 것으로서 마쯔다 트럭의 조향 칼럼에 용접해 부착했다.

윈드실드

이 왜건에는 바람막이가 없기 때문에 켈러는 모터사이클용 헬멧과 안면보호대를 착용한 채 주행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래스카주 교통국에 알아본 결과, 모든 차량에는 바람막이가 필요했다.
이에 켈러는 렉산 플라스틱으로 바람막이를 만들고 근처의 비행장에서 시운전하며 최적의 모양을 찾아냈다. 이렇게 바람막이를 장착하자 교통국이 도로주행허가를 내줬고 왜건이라고 적힌 번호판도 받을 수 있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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