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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과학 프로젝트④-슈퍼 볼케이노 굴착

서기 79년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경보시스템의 부재로 무려 1만명 이상이 숨졌다. 만일 나폴리 인근의 캄피 필레그레이 화산이 폭발한다면 그때와 유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 슈퍼 볼케이노는 지난 1815년 폭발, 9만2,000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의 담보라 화산과 동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캄피 필레그레이 화산은 폭이 약 13㎞인 낮고 두드러지지 않은 칼데라를 갖고 있다. 그래서 나폴리의 도심 건물 대부분이 이 위에 지어져 있다.


폭발할 경우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 또한 그 분출물이 하늘을 뒤덮어 햇빛을 차단, 지구는 소빙하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확고한 경보시스템을 마련하려 한다.

EU가 후원하는 '캄피 필레그레이 심부 굴착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도 이것이다. 현재 18개국 연구자들은 이 화산을 굴착해 온도 변화, 마그마의 이동, 지진 활동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넣을 계획이다. 1단계로 500m를 굴착, 암석의 성분을 연구하게 되며 2단계에서 3.86㎞까지 내려가 센서를 설치하게 된다.


이 센서가 보내준 정보를 가지고 연구자들은 화산 지하의 기하학적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자칫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확히 얼마나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지는 불명확하지만 이곳을 10년간 연구한 미국 버지니아텍 지구화학부 로버트 보드나 교수는 "굴착 작업이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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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에 의한 진동은 지진계로만 측정될 만큼 약하겠지만 드릴이 예기치 않게 열수(熱水) 포켓에 구멍을 내기라도 하면 황화수소 같은 유해가스가 함께 분출되며 폭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폭발이 화산폭발을 유도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 설령 화산폭발로 이어지지 않아 재앙은 면하더라도 누출된 유해가스가 표토를 오염시키는 것 까지는 막기 어려울 것이다.

확률은 적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따로 있다. 유해가스 폭발이 캄피 필레그레이 일대에 연쇄반응을 일으켜 전면적인 지진 또는 화산폭발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저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치부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2006년에도 인도네시아 루시 화산이 과학연구를 위한 굴착 도중 폭발, 13명이 숨지고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당시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뚫는 구멍이 문제를 일으키기에 너무 작다고 장담했었다. 다행스럽게도 나폴리의 로사 루소 예르볼리노 시장은 작년 가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로젝트의 안전이 보증되지 않는 한 어떤 곳도 굴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선 방안

화산의 지진활동은 지상에서만 감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나폴리 시민들을 안전지대로 신속히 대피시킬 계획의 수립이 요구된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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