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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과학 프로젝트②-태양 블로킹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지구의 대기(大氣)를 인위적으로 통제하자는 안은 한때 진지한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UN 국제기후변화협약이 실효성 없이 표류하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미 국립과학원(NAS)과 영국 왕립학회가 지구공학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법을 논하는 지오엔지니어링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오엔지니어링은 크게 두 가지 범주가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제거하는 포집안과 태양 복사 관리안이 그것이다. 이중 후자는 보통 항공기나 길다란 호스를 사용, 대기권 하층에 에어로졸 황산염을 살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대담한 방식도 있다. 황산염을 아예 성층권에 뿌려 지구로 유입되는 햇빛의 일부를 반사시켜 버리자는 것이다.

이는 허튼소리만은 아니다.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와 함께 성층권에 약 2,000만톤의 이산화황이 방출되면서 91년부터 93년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이 0.56℃ 하락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를 전 세계적으로 재현하려면 사상 유례 없는 국제협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이 방법은 사소한 계산착오도 심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그 심각성은 지구온난화의 폐해를 능가한다. 2030년의 미래를 가정해 그 문제점을 살펴보자. 이 시대의 세계 최강 경제대국은 중국이다. 20년간 석탄을 때며 경제를 성장시킨 결과다.

반면 이렇게 배출된 CO₂는 같은 기간 청정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투입한 노력을 제압해버렸다. 폭풍과 수해, 장기간의 가뭄과 산불이 일상사가 됐으며 매년 5,000㎢의 숲이 사막화로 사라진다. 이는 연간 100억 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로 인해 한때 지구 인구의 상당수를 먹여 살렸던 중국 동부 농업지대가 사라지며 식량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중국의 성장도 저하된다. 결국 중국은 자국 국민들의 불만과 성장성 둔화에 못이겨 미국과 UN에 지오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그리고 모든 국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연간 수백만톤의 황산을 성층권에 살포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이를 막을 힘이 없는 서구국가들은 황산가스를 실은 중국 군용기의 이륙을 경악 속에 지켜봐야만 했다. 미국 만이 황산의 무분별한 살포를 막고자 보조자로 참가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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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초강대국 2개국의 행동을 보며 다른 나라들은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구 기후를 마음대로 조절할 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제기했고 이후의 모든 홍수와 산불에 대한 책임을 두 나라에게 떠넘겼다.

그로부터 5년 후 과학자들은 중국이 주도한 인위적인 햇빛 차단이 당초의 순수했던(?) 의도와 달리 심대한 폐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입되는 열이 적어지자 물의 증발량도 줄어들어 '물-증발-수증기-구름-비- 물'로 이어지는 물의 순환 시스템에 투입되는 물의 양도 줄었다.

이것이 가뭄을 초래하고 수십 억명을 기근에 빠뜨린 원흉이 된 것이다. 게다가 햇빛 차단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바닷물의 산성화가 심화되며 주요 어종들도 씨가 말랐다. 10년이 지나자 햇빛 차단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군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 조짐이 보였다.

그제야 중국과 미국은 지오엔지니어링을 포기한다. 하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프로그램 포기 후 2년 만에 대기 중 황산 농도는 예전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그만큼 지구 기온 상승이 다시 가속화 된 것. 강수와 기온의 패턴이 재차 급속하게 변하면서 전 세계가 낮아진 기후에 맞춰 도입했던 농업기술들은 모두 허사가 됐다.

또한 높아진 기온 때문에 극지의 얼음이 녹으면서 CO₂보다 온실효과가 30배나 강한 메탄이 대량 방출되며 온난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

서기 2050년에 이르자 기근과 질병, 끊임없는 무력 분쟁이 개발도상국을 휩쓸게 된다. 그 중 인도와 파키스탄은 편집증에 사로잡혀 극한 대립을 한다. 이윽고 2050년의 어느 날 인도에 파키스탄이 발사한 핵폭탄이 떨어지며 세계는 3차 대전의 위험에 직면한다.

개선 방안

대기 중 CO₂ 농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 지오엔지니어링을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이상적 CO₂ 농도는 350ppm이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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